고은 편집국장
고은 편집국장

사람들은 왜 ‘성공’에 집착할까? 

우리는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과 실패하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가득 차 있다. 하지만 SNS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을 알게 모르게 자랑하고 있기에 성공을 쫓지 않을 여지가 없다. 

흔히들 말하듯 사회에서 권력과 지위를 얻어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무작정 ‘성공’이란 단어에 집착해 많은 것을 포기하며 달려왔지만, 어느새 내 삶을 돌이켜봤을 때는 무엇도 남지 않았다. 

‘얼른 돈을 많이 벌어서 성공해야지’라는 어렸던 나의 기대감을 짓밟듯이, 스무 살이 되어 내 손으로 돈을 벌어도 딱히 성취감 같은 건 없었다. 돈에 대한 의미도 없었고,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라는 말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그래서 더욱 실패를 하고 싶지 않아졌다. 인생에서의 손해는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과 같이 부질없게 느껴졌다.

작년 여름, 내가 모은 돈으로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 첫 해외여행인만큼 꼭 모든 계획을 달성하고 오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렇게 실패가 두려워 철저한 계획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실패를 했다. 예상 시간보다 길었던 맛집 식당의 대기 시간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겼으며, 가고 싶었던 장소는 예고 없이 문을 닫았다. 심지어 일기예보에 없던 비 소식까지. 불확실함과 실패로 가득 찬 여행이었다.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과 맞서 싸우면서 인생이란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실패가 괜찮다는 것도 알았다. 또 실패를 겪는 것도 돌이켜봤을 땐 나름 즐거운 추억이었다. 실패로 얻은 경험의 가치는 내 지갑에서 빠져나간 돈보다 더욱 값졌다.

실패와 불확실성에 마주하는 것은 고통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불편하고 싶지 않아서 그 순간을 회피하는 행동도 일종의 고통이라고 한다. 어차피 고통스러울 거면, 자신있게 실패와 마주하며 이겨내는 고통을 택하겠다. 고통을 이겨낸 뒤에 얻은 성공의 가치는 그 무엇보다 클 테니까 말이다.

어떤 순간에 우리는, 서로가 성공이라고 믿던 정의에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그것을 깨닫고 자신만의 성공의 기준을 생각해 보는 시기는 모두 다를 것이다. 성공은 상대적인 개념이며 이루고자 하는 바는 각자의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남과 비교하여 성공의 정의를 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이제 성공한 사람을 돈과 권력에 대입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으며 그 행복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 정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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