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교수회장이 뽑혔다. 먼저 제8대 교수회장으로 선출된 고성보 교수에게 축하를 전한다. 그동안 우리학교 교수회가 자기역할을 제대로 해 왔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예전에 비해 낮은 투표율을 보여준 것도 그동안 교수회의 역할과 존재감에 대한 의문의 표시일 수 있다. 교수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들이 교수회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있다면 그것도 교수회의 책임이다.

교수회는 우리학교의 법정조직으로 대학 집행부를 견제하고 교수들의 권익보호를 존재이유로 삼는다. 교수회가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권익보호도 중요하지만,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에서 자기위상을 찾아야 한다. 교수회장에게 대학평의회의 의장을 겸하게 한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교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려면 교수회장 혼자로는 불가능하다. 교수회 산하의 각종 위원회를 적극 활용해야 하고, 대학평의회를 잘 운영해야 한다.

교수회 산하의 위원회들은 분야별로 집행부를 감시하고 건설적 대안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교수회에서는 이러한 역할이 미미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교수회장부터 대학의 모든 사무를 잘 알고, 적재적소에 위원들을 배치하여, 분야별 위원회가 자기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교수회장은 단순히 평의회에서 사회만 보는 사람이 아니다. 평의회는 우리대학에서 일종의 의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의회에 여야가 존재하듯이, 평의회에도 여당적 평위원들과 토론하고 견제할 야당적 평위원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도를 만드는 것도 교수회장의 역할이다. 대학사회에 굳이 이런 것이 필요하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지만, 평의회도 엄연한 정치마당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학의 주요 사무에는 교육과 연구만 있는 것도 아니고, 대학의 주체들도 교수들만이 아니다.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는 일도 주요한 사무이며, 학생들과 더불어 직원들도 대학의 중요한 주체들이고 구성원들이다. 대학의 구성원 속에는 투명인간처럼 대우받고 있는 시간강사도 있고 조교들도 있다. 지금처럼 교수 중심의 평의회 위원 구성과 운영방식도 점차 개선되어야 한다. 학생도, 시간강사도, 조교도 평의회에 대표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학의 주요한 사무에 모든 구성원들의 자율적 의사가 공정하게 반영될 수 있다.

현재 평의회에서 안건 및 예산 심의과정은 평위원들과 몇몇 관계자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과정은 비밀에 부쳐진 체 결과만이 알려질 뿐이다. 평위원들에게는 책무성과 성실성을 촉구하고, 구성원들에게는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평의회의 심의과정이 공개되어야 마땅하다. 학생기자들에게 취재를 허용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다. 제8대 교수회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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