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구성원은 학교의 역사나 비전과 교육목표, 인재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대학소개를 보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알고 있는 교수, 학생, 직원들은 몇 명되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비전 2020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학교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 우리 학교의 비전은 ‘아시아의 명문, 세계의 중심’이다. 먼 미래는 모르겠지만 현실감은 떨어진다. 이러한 비전에 바탕을 두고 인재상으로서 (1)자아를 실현하는 전인적 교양인, (2)지식과 가치를 창조하는 전문인, (3)사회에 봉사하는 지성인, (4)정체성과 개방성을 지닌 세계인의 4대 인재를 제시하고 있다.

학교 구성원들은 이러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만약 제시하고 있는 비전이나 인재상이 학내 구성원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고, 우리 학교가 처한 현실에서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바꾸어야 한다.

입학자원의 감소, 제주 지역산업의 급격한 변화, 외지인의 유입 증가 등 우리 학교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더욱이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우리 대학은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수행하여 입학정원을 4%가 아닌 추가로 전체 10%를 줄였다. 2020년에 세계의 중심이라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적어도 국내의 명문대학으로서 발돋움하기 위해서 비전이나 인재상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학부교육에 중심을 둘 것인지, 아니면 연구에 중심을 둘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서울 소재 대학뿐만 아니라 지방에 위치한 대학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학부교육의 체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를 위한 중심기구로서 대학혁신센터 등을 설치하여, 학부 교육의 내실화와 학생과 교수의 질관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우리 대학도 이에 대한 준비가 일부 진행되고 있음을 듣고 있다. 대학 본부가 앞장서서 방향을 제시해야겠지만, 학내 구성원 모두가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현실에 바탕을 두고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의 비전과 인재상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몇몇 구성원의 아이디어에 국한되거나,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Top-down 제시가 아닌,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대학구성원 모두가 소속 대학, 신분 등의 이기심을 버리고 우리 학교가 아시아의 명문으로서,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이 결집되어야 한다. 학교 비전과 인재상은 제주특성을 살리면서도 구성원이 공감하며 10년 내지 20년 뒤에는 실현가능해야 한다. 적어도 성적을 조작했던 우리 학교 학생이나, 최순실씨와 이와 결탁했던 사람들과는 다른 인재를 양성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노력을 통해 교목인 비자나무처럼 500년 뒤에도 싱싱한 푸르름을 잃지 않는 대학으로,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명문으로 굳건하게 서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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