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을 끝으로 학생선거가 마무리됐다. 총선거는 사회과학대학을 제외하고 모두 단선으로 이뤄졌는데 70%를 상회했던 과거 경선과는 달리 5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 부족과 단선이라는 점이 한 몫 한 것으로 생각된다. 투표촉구를 위한 총대의원회의 문자발송과 정문 현수막 설치의 효과로 인해 작년에 비해 10% 상승한 모습이 다행일 정도였다.

현재 제주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투표율은 낮아지며 무관심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선거유세방식이다. 선거 기간 동안 학생들은 형형색색 잠바를 입고 자신을 뽑아달라며 춤을 췄다. 정문 입구 혹은 건물 앞에서는 자신의 선거운동본부 이름을 부르며 학생들이 지나갈 때마다 인사를 했다. 또한 1교시 시작 전과 9교시가 끝난 후에는 건물 밖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유세를 진행했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소음 때문에 피해를 입고, 이는 자연스럽게 투표에 대한 반감을 일으켰다. 제주대학교 대나무 숲에도 선거 유세연습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방해가 된다는 글이 올라와 학생들의 공감을 받았다. 이에 “그냥 반대 찍어버리세요” 라는 불만의 댓글도 게시됐다.

선거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기에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선거철과 TV에서 볼 수 있는 기성세대의 선거 모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2015년 서울대에서는 커밍아웃을 선언한 한 여학생이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당시 서울대는 과거에 비해 투표율도 높았다. 성소수자라는 사적인 영역을 끌어들였다는 이유로 논란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낸 이례적인 학생회”라며 박수를 보냈다. 이 사례를 통해 앞으로의 선거운동본부가 배워야할 점은 바로 자기만의 색깔과 목소리를 갖고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필자는 학생들이 충분히 자신의 색깔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남들이 하지 않으니까, 노래를 부르며 소리를 지르고 선거 때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유세 방식이 학생들에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 과연 그들이 필요에 의해 시장에 방문하고, 상인들과 손을 잡으며 인사 하는 기성 정치인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모든 것은 인과응보이다. 학생들이 투표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 중 하나도 이와 같다. 유권자에게 있어 누구의 소리가 더 큰지, 어떤 선본의 호흡이 더 잘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쌍팔년도 식의 선거 유세 방식이 지속되는 한 무관심에 대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언제까지 이런 유치한 선거 유세를 계속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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