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평가를 통해 하위 50%에 속한 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교육부의 정책은 대학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양적으로 팽창해온 한국의 대학들은 이제 질적으로 경쟁하며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고민과 실행까지를 동시에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제주대는 평가에서 규모의 경쟁보다 독자적, 질적 측면의 경쟁 우위를 키울 필요가 있다. 우선 제주대가 가진 강점이랄 수 있는 교대와의 통합을 보다 실체화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교대와의 통합이 몇 년 전에 이루어졌지만 캠퍼스간 거리가 멀어 교대 학생들은 아라캠퍼스의 교과목, 시설을 이용하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학생들, 교수들, 그리고 학생과 교수들간의 공동활동과 교류의 기회가 충분하지 못하며, 교대의 우수한 자원이 전국 단위의 공모전 등에 참여하여 개인적 성취가 제주대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 또한 그다지 많지 않은 모습이다.

제주도의 유일한 4년제 국립대학의 역할은 현재보다 더 커져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교육의 질적 측면의 향상, 특히 교양과목의 내실화를 기하는 방안을 고민해 보자. 교육은 점차 지식, 정보의 전달보다 융합적, 창의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과목을 접할 필요성이 강조되는데, 교양 과목의 양적 증대와 더불어 질적 측면의 내실화 방안 또한 모색해야 한다. 교양 과목은 수강생수가 상대적으로 많으며 대다수 수업이 직사각형의 긴 교양동 강의실에서 빔프로젝터를 사용하여 진행된다. 강의실 후미의 학생은 수업 참여도가 낮아지기 쉬운 환경이다. 최근 많은 대학에서 수업반응시스템을 채택하는데 수업 중 문제를 제시하고 수강생이 답하며 이해 수준을 확인함과 동시에 출석도 자동으로 확인되어 수강생의 수업 참여를 독려하게 된다.

조교 배정을 통해 대형 강의의 질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조교는 기본적인 출석관리와 과제 평가 그리고 수업 관련 질문을 받아 주는 역할을 하며 조교들은 수업 진행과 관리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수강생들도 조교는 접근하기 쉽고 유사 수준에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학업 능률면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조교는 대학원생 또는 학부 고학년생에게 업무를 배정하고 현재의 장학금 일부를 지원금으로 돌려 수혜하도록 해 비용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 지원금은 장학금에 비해 임금 개념과 업무 능력을 기르는 기회가 된다. 조교를 확대하면 글쓰기 교육 강화 또한 가능해 질 수 있다. 글쓰기 강좌를 개설하는 것과 더불어 모든 교양 과목에서 도서관 자료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제를 보편화시켜보자. 조교의 배정이 있으면 학기 중 주제 선택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자료 검색 목록 제출, 자료의 내용을 인용하며 주장을 전개하는 보고서를 완성하는 과정의 훈련이 가능해질 것이다. 대학 위상과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노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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