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제기돼온 ‘즐거운 진지성’이라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그러나 이율배반적이지 않아야 할 명제가 오늘의 시점에서 문학의 향방에 좌표를 설정하는 핵심일 수밖에 없다”

 “엘리트주의의 엄숙성이나 권위에 맞서는 논리, 사회전반의 왜곡된 현실의 구조를 해체하는 문학행위는, 따지고 보면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학의 진지성과 통속성은 서로 배격해야 하는 성질의 것들이 아니다. 그것들은 서로 다를 뿐이지 서로 보충할 수 없는 것이 아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소설의 통속성과 진지성’은 대중문학과 관련된 접근과 문학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탐색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씌어진 글이다. 대중문학이야말로 문학의 사회성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양식이며, 문학과 사회의 관계 또한 대중성을 떠나 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주제는 전혀 무관하지 않다.
 저자는 1950년대 신문소설의 한 양상을 ‘자유부인’을 통해 「전후 신문소설의 양상과 특징」을 짚었으며, 염상섭의 ‘미망인’을 통해 「전후 현실, 그리고 작가와 대중의 거리」에 대해 접근했다. 또한 단편소설 중심의 전후작가로만 인식되는 이범선의 1960년대 장편소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핌으로써 그의 작품이 점차 대중소설 쪽으로 옮아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1부 ‘전후의 신문소설과 대중소설’ 중 1960년대 이범선 장편소설의 재인식에 관한 자평이고 2부는 ‘최근 장편소설의 논리와 대중문학 현상’ 가운데 ‘우리 장편소설의 생태주의적 사유방식’에서는 ‘연꽃바다’ 등 근래에 발표된 여섯 편의 장편을 대상으로 녹색담론의 양상을 살폈으며, 사회변혁에 관심을 둔 생태주의라야 더욱 의미가 있음을 강조코자 했음을 밝혔다.
 “대중문학도 나름대로 충분한 재미와 문학성을 내포했기 때문에 그 작품들이 밀리언셀러까지 등극할 수 있었다” 김영하의 ‘워크아웃 직전의 문학’의 글에서는 대중문학을 ‘허접쓰레기’라 정의 내리며 문학 위기의 주범 중 하나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대중문화나 대중문학이 이 시대를 타락시킴으로써 대중들을 광분케 하고 있는지, 단호히 거부해야만 할 아편과 같은 존재인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여기서 이런 문제를 탐색하기 위한 방편으로 1990년대 이후의 대표적인 대중문학 작품들을 더듬어 보는 한편 그것들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온당하게 내려지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결국 “문학의 권위와 위기 그리고 대중문학 현상에 대한 결론은 이렇게 귀착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온 ‘즐거운 진지성’이라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그러나 이율배반적이지 않아야 할 명제가 오늘의 시점에서 문학의 향방에 좌표를 설정하는 핵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윤씨는 1964년 제주 의귀리 태생이며 제주대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50년대 신문소설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 계간 ‘피토피아’를 통해 작품을 발표하며 평단에 데뷔했으며 제주4·3연구소 전임연구원, 제주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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