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사람과 함께 한 제주여행 - (1) 유채꽃이 만개한 우도

2017년 3월 2일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방한금지령’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줄어들고, 그 반사효과로 내국인 관광객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에 따르면 2017년 4월 1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의 수는 약 296만 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24만여명 늘어났다. 또한 3월 한 달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의 수는 약 101만여명으로 하루 평균 3만3천여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조용한 제주를 관광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적기’라는 글이 게시됐고, 사람들은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발 빠르게 예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자가 직접 3박 4일의 일정을 통해 관광객들을 쫓아 제주에 미쳐봤다.
 <편집자 주>

성산일출봉은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녀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한달 전만 해도 북적였던 제주공항은 한적했다. 많은 내국인 관광객들이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들어오고 있었지만 과거의 산만했던 공항과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분위기는 낯설었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아름다운 제주도를 보고 싶다는 설렘으로 무장해 공항을 빠져나왔다.

관광객들이 제주를 여행하는 데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두 개의 다리와 버스를 이용한 도보여행. 두 번째는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자전거 여행. 세 번째는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스쿠터 여행. 마지막은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선택하는 렌트카 여행이다. 각각의 교통수단은 장단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렌트카를 통한 여행을 즐기고 있다. 기자 또한 가장 보편적 수단인 자동차를 선택해 여행을 시작했다.

◇함덕 서우봉 해변과 미로공원

여행은 제주도의 동쪽방향으로 전개됐다. 해안도로를 따라 삼양, 조천 등을 지나 함덕 서우봉 해변으로 향했다. 서우봉 해변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제주의 몰디브라 불린다. 바닷물의 색깔이 애매랄드 빛을 띄어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며, 수심 또한 낮아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피서지로 선택하는 곳이기도 하다.

도착 후의 분위기는 낯설었다. 평소 알고 있던 관광지의 느낌과는 너무나 달랐다. 평일이라는 걸 가만하더라도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었고, 흔히 볼 수 있었던 대형버스조차 그 모습을 찾기 쉽지 않았다. 모래보다 많아 보였던 중국인은 자취를 감쳤고 거센 바닷바람만이 기자를 반겼다. 그 덕분에 인파에 휩쓸리지 않고 편안히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낀 후, 조금 떨어진 김녕 미로공원으로 방문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로공원인 이곳은 많은 고민과 선택을 통해 종을 쳐 미로를 통과하는 장소이다. 이곳은 특히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함께 방문했는데, 미로를 찾는 그들을 보며 어린시절의 동심을 느낄 수 있었다.

◇성산일출봉과 우도,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

해안도로를 따라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높이 182m의 동쪽에 있는 성산일출봉은 분화구 위에 99개의 바위 봉우리들이 있다. 해돋이가 유명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며 제주도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 또한 얼마 전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붐빈 장소이다. 하지만 올해 4월의 성산일출봉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대만, 홍콩의 관광객들이 몇 보였을 뿐 그들의 빈자리를 차지한 것은 전국 각지에서 내려온 수학여행단이었다. 중국인 관광객 중심에서 내국인 중심으로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3월 우도는 유채꽃이 완연하게 피어 있다.

일출봉의 자연을 만끽한 후 성산항을 통해 우도에 들어갔다. 섬속의 섬이라 불리는 우도는 구좌읍 종달리 해안가에서 바라보면 소 한 마리가 누워 있는 형상을 띈다 해 우도라 불린다.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우도의 모습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데, 4월 우도의 모습은 관광객들의 눈을 매료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사람들은 자전거나 전기자동차를 이용해 우도를 돌며 아름다운 우도의 모습을 감상했다. 자전거를 타도 1~2시간이면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기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이날은 섬 곳곳에 유채꽃들이 피어 있었고 날씨 또한 따뜻해 우도봉 정상에서는 제주도 동쪽의 모습이 훤히 보이기도 했다.

오후 5시 반이 되자 정기선이 모두 끊기고, 우도에 밤이 찾아왔다. 대부분의 상인들이 배를 타고 제주도로 돌아가기 때문에 우도의 밤은 사람이 북적거리는 낮과는 또 다른 볼거리이다. 관광객들 또한 자신들이 묵을 숙소로 돌아간다.

그 중 여행객들은 게스트하우스를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각기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기자 또한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신의 여유를 찾기 위해 제주를 찾은 한 여행객을 만났다.

28살의 한 여행객은 “회사에서 퇴사하고 여유를 즐기기 위해 제주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을 자주 다니지만 제주도는 처음이다”며 “자연환경도 아름답고 분위기도 조용해 제주에 살고 싶을 정도”라며 여행의 만족도를 표현했다. 이밖에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하루 일과와 앞으로의 일정을 서로에게 소개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서로의 대화 속에서 우도의 밤은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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