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무엇을 위한 전자출결 도입인가?
학생들과 교수들 비판의 목소리 높여

제주대는 이번 2학기부터 전자출결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전자출결시스템은 GPS 위치와 인증코드를 기반으로 출석을 체크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강의 중 무작위로 생성된 4자리 번호를 학생들이 제주대 E-Learning 사이트에 접속하여 등록하면 출석되는 방식이다.

전자출결시스템이 도입된 이유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 때문이다. 2015년 제주대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아 정원 10%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대는 내년으로 예정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보다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전자출결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교육부의 지침으로, 부정출석을 방지하고, 학생 출결의 효과적인 관리·운영이 목표다. 그러나 2학기부터 전면 도입된 전자출결시스템에 대해 구성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건축공학과 A씨는 “핸드폰에는 출석 됐다고 표시됐는데, 교수님한테는 출석이 안됐다고 뜬 적이 있었다. 결국 전자출결을 하고 호명식으로 출석을 했었다”며 “이외에도 잦은 애로사항이 발생한다”고 전자출결시스템의 기술적 문제를 지적했다.

언론홍보학과 B씨는 “지금까지 들은 수업 중 반 이상 전자출결을 하지 않았다”며 “전자출결을 하는 수업과 안하는 수업이 있어 학생들이 혼란스럽다” 또한 “전자출결을 하더라도 거의 호명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기에 굳이 전자출결시스템을 도입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회학과 C씨는 “그전 호명식 수업방식과 달리 전자출결시스템은 인증코드를 보내면 바로 수업을 시작해, 학생은 단순히 교수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 수동적 존재로 고정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서영표(사회학과)교수는 “대학은 프로그램화 되는 사회의 저항의 진지이다. 창의적이고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고 비판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전자출결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대학이 앞장서서 프로그램화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면서 “전자출결시스템 같은 제도를 도입할 때에는 몇 년에 걸쳐 검토해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들을 보면 그런 점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 단순히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더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이 제도를 실행하는 것으로만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7월 20일 ‘대학의 회복을 바라는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교수’ 소속 19명은 성명을 내고 “비정상적인 평가와 관리, 결과에 따른 처우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에는 “대학은 재정 지원사업 등을 핑계로 추진·시행되는 성과지표 개선 방안을 벗어나야 한다. 대학 구성원들은 비정상적인 평가와 관리·결과에 따른 처우에 반대하고, 학문공동체 활성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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