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서울 대학로에서 제주냄새가 물씬 나는 연극 한 편이 공연될 예정이다.
아룽구지 기획이 주관하고 문화관광부, 전통연희개발추진위원회가 목화후원회에 후원하는 극단 목화의 작품 ‘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이다.
이 작품은 해방 후부터 4·3과 6·25로 이어지는 수난의 제주 땅을 배경으로 했다. 극단 목화를 창간한 오태석씨는 4·3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모진 풍파를 겪어낸 제주도민들을 약간은 어수룩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이 짙은 성춘배와 끈끈한 생명력을 지닌 그의 부인 맹구자를 통해 재조명한다. 역사는 비록 차갑고 모진 바람처럼 두 사람을 지나쳐 가지만 그들의 모습에선 따뜻한 정이 배어난다.
4·3의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백조일손지묘, 디딤불미, 제주방언 등 섬 특유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줄 이 공연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특히 디딤불미는 갈라진 역사와 흩어진 민심을 모아주는 상징적인 연희로 설정됐다.
극단 목화는 “제주 4·3은 제주도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역사의 진실을 논하는데 시간이 멀고 가까운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역사의 진실을 논하고, 잃어버리기엔 너무나 아깝고 소중한 전통문화를 맛볼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라 한다.
한편, 공연은 오는 12일부터 2003년 2월 23일까지 극장 아룽구지에서 열린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한두차례씩 공연이 마련되는 데 공연횟수는 64일에 모두 88회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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