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이동은 제주시의 중심 지역의 하나로 선사 시대 이래 사람들이 거주한 유서 깊은 탐라의 발상지이며, 삼국 시대부터 탐라국의 행정 중심지였다. 그러나 구. 제대병원의 이전으로 공동화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문화예술의 거점을 위한 조성사업을 시행중에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 제주대학교 병원의 이전으로 폐업한 빈 점포를 문화예술인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빈 점포 임대 프로젝트사업’이 있다. 본 사업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써, 그동안 방치된 빈 점포주에게는 임대 소득을 제공하고 문화예술인에게는 창작 및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뿐만 아니라 거리공연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이를 통해 지역문화 발전과 유동인구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이 지역을 시민과 관광객이 항상 찾는 문화예술의 향이 깃든 명소로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미래책방

미래책방은 옛‘수화식당’간판과 현재 ‘미래책방’ 간판이 함께 걸려 있다.

언뜻 보면 ‘수화식당’이라는 커다란 옛 간판이 건물의 용도를 정의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그 옆에 나란히 있는 작은 ‘미래책방’이라는 새 간판이 단순히 식당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문화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독립책방(독립출판서점)인 미래책방은 커다란 간판에 가려 찾기 힘들지만 지역주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까지 찾아오는 명소다. 책방은 예전 식당이었던 건물에서 운영되어 옛 ‘수화식당’이라는 기존의 간판 뿐 아니라 내부구조 또한 기존의 식당을 그대로 활용해 꾸몄다. 기존 식당의 흔적을 없애지 않고 그대로 보존한 미래책방은 원도심의 역사를 그대로 품고 있는 공간이다.

◇ 향사당
향사당은 과거 고을의 어른들이 봄과 가을 2회의 모임을 가지고 활쏘기와 잔치를 베풀며 당면과제나 민심의 동향에 대해 논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향사당은 지역 내의 공연이나 행사 등이 열리기도 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써 이용되고 있다. 지난 10월 28일과 29일 향사당에서는 제주시민을 위한 인생허브학교 ‘文樂(문악)의 숲에서 길을 찾다’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본 행사는 홍갑, 나형이네 밴드 등 제주출신 및 제주로 이주해온 뮤지션들의 음악공연과 인문학강의로 삼도이동 주민들과 함께했다. 지역주민들을 하나로 모으고 지역활성화를 돕는 향사당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삼도이동의 문화 커뮤니티 공간이다.

◇ 쌀다방

쌀다방은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 나오면서 이효리와 아이유가 다녀간 카페로 많이 알려졌지만 그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였다. 과거 쌀가게로 사용되던 건물을 카페로 만든 ‘쌀다방’은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아날로그 티비, 옛날 느낌이 나는 소품들로 채워져 있다. 기존 건물에 달려있던 40년이 훌쩍 넘은 ‘쌀’이라고 쓰인 간판을 그대로 사용할 뿐 아니라, 이 간판을 카페의 시그니처(Signature)로 만들었다. 동문시장에서 직접 빻아온 곡물을 사용해 음료를 제조하는 카페 쌀다방은 건물의 옛 기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직접적으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찾아온 손님들과 정답을 나누고 있다.

◇ 비스트로 더 반

쌀다방의 맞은편에 위치한 ‘비스트로 더 반’은 기존의 가정집을 그대로 활용해 건물 내부 또한 옛 가정집의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때문인지 비스트로 더 반에 들어가면 굉장히 익숙한 느낌을 받는다. 옛 가정집에서 쓰던 창호들과 천장, 기존의 가정집 구조로 인해 방들이 여러 개로 나뉘어 있어 테이블 또한 방마다 배치되어 있다. 
‘뇬뇨’라는 귀여운 진돗개가 반겨주는 이곳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북 콘서트나 프리마켓, 음악가들의 공연이나 전시들이 이뤄지며 사람들을 삼도이동으로 불러 모은다. 

◇ 간드락 소극장

간드락 소극장은 2004년에 개관한 민간 소극장으로, 제주지역에 좀 더 지속적이고 주체적인 관객과의 만남과 소통을 위해 만든 공간이다. 초기엔 공연장비가 없어 조명장비와 음향장비를 빌려 공연을 하기도 했다. 하나하나 장비를 채우고 마당을 만들어 관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며 2007년에는 자파리연구소의 ‘할머니의 낡은 창고’ 작품으로 최다 관객을 유치해 제주의 새로운 소극장 문화를 열었다. 2004년 개간 이래 자체 창작극 공연, 연극, 실험극, 마임공연, 영상상영, 워크샵 등 다양하고 실험적인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지역의 독특한 정서를 담은 복합문화 공간으로써 역할을 다하고 있다.

◇ 현재의 삼도이동

삼도이동을 거닐며 받은 느낌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라는 것이었다. 삼도이동은 사람들이 떠난 후 남겨진 원도심이지만 골목 사이마다 역사를 품고 있는 지역이다. 거리마다 숨겨진 명소들이 있는데, 대부분 기존의 건축물을 전부 고쳐 이용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것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40년이 지난 기존의 간판이나 기존 건축물의 내부구조 등도 보존되어 흔적이 없어지지 않고 함께 살아간다. 

삼도이동은 기존의 지역주민들이 많이 떠나간 곳이지만 그만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제주시에서도 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예술가들과 지역 행사를 주최하며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삼도이동에 매력을 느끼고, 삼도이동을 찾는 사람들은 잠깐의 행사보다는 이곳의 오랜 흔적을 품은 명소들에 반해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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