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 있는 동아리 탐방 <4> 탈춤연구회

올해 상반기 진행된 학교 축제‘아라대동제’에서 탈춤연구회 동아리 회원들이 탈춤 공연 후 운동장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늘날 대학 문화의 꽃이라 불리는 동아리 문화는 점점 쇠퇴하고 있는 추세이다. 힙합이나 밴드 등 외국문화가 유행하는 가운데, 동아리도 대부분 외국문화 동아리다. 이런 상황에도 우리 전통문화를 고수하는 이들이 있다. 풍물장단에 맞춰 탈을 쓰고 흥겹게 춤을 추는 ‘탈춤연구회’를 소개한다.  

▶‘탈춤연구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희 동아리는 탈춤연구회입니다. 옛날에 탈춤부흥운동이 있었어요. 우리 동아리도 그 때 생겨서 올해로 38년째입니다. 현재는 도내 유일의 탈춤동아리입니다. 탈춤은 여러 종류가 있어요. 옛날에는 봉산탈춤, 은율 탈춤 그리고 강령 탈춤까지 총 3개의 탈춤을 췄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국제대에도 탈춤동아리가 있었어요. 그때 국제대와 함께 탈춤을 추었는데, 지금은 봉산탈춤을 추고 있습니다. 

▶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 주된 것은 공연입니다. 탈춤을 추려면 풍물이 필요하니까 풍물 연습도 겸해서 하고 있습니다. 1년에 두 번 정도 연습기간이 있어요. 1학기 때 신입생들이 들어오는데, 그 친구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잖아요. 한 1~2주 정도 기본적인 것들을 가르쳐줍니다. 이 과정을 ‘탈강’이라고 해요. 쉬엄 쉬엄 탈춤을 추고 고기를 먹으며 즐겁게 놀아요. 그렇게 탈강이 끝나고 나면 남은 친구들에게 탈춤의 기본은 다 배웠다며 졸업식을 시켜줍니다. 

그 후, 시험기간 빼고 4월 달부터 한 달 정도 방과후에 2시간씩 연습합니다. 2학기 때는 시험기간 빼고 내내 설렁설렁 한두시간 정도 연습하다가 공연이 잡히면 그때부터 한 달 정도 열심히 연습합니다. 방학 때도 나와 연습하기도 해요. 사실 공연을 한번 해본 사람이면 2주 정도만 연습하면 돼요. 하지만 항상 공연은 신입생 위주로 가니까 신입생을 하나하나 끌어올리려면 한두달 정도 필요해요. 일반적으로 쓰지 않는 근육들을 많이 쓰니까 탈춤화하려면 시간이 좀 걸려요. 

▶ 최근에도 공연을 한 적 있습니까?

- 9월 탑동해변공연장에서 한 공연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따로 몇 명만 꾸려서 돌문화 공원에 가서 사자춤을 춘 적이 있어요. 선배들이 만든 단체가 있는데, 이번에 동아리에서 3명 정도 풍물로 그 단체에 껴서 오사카에서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불러서 공연하면 사례비를 받기도 합니다. 올해는 아무런 조건 없이 공연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드물어요. 이 학교 5년 다니면서 이렇게 보수 없이 공연한 것은 처음이었어요.

▶ ‘탈춤연구회’에서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제가 이 동아리에 있었을 때 첫 해외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하와이에 갔어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매년 다문화 축제가 열리는데 제주도의 문화를 소개해줬으면 좋겠다고 국제교류본부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애들을 꾸려서 입춘굿을 배웠죠. 2월마다 입춘 때마다 관덕정에서 탐라 입춘굿을 해요. 제주도는 탈춤이나 놀이문화가 없는데 입춘굿이 유일하게 제주도 탈춤으로 있습니다. 두세달 정도 배워서 하와이로 공연 갔었습니다. 그 준비를 하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는데, 막상 가니 좋았어요. 그런 준비과정이 계속 기억나는 것 같아요.

▶탈춤의 매력을 소개한다면.

- 탈춤의 매력은 애드립인 것 같아요. 탈춤이나 마당극 등 우리나라 전통문화는 관객과 소통해요. 가끔 공연 하다보면 돌발 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춤추고 있는데 아이가 뛰어 들어와요. 그러면 아이랑 같이 대사를 하고 춤을 춰요. 또 춤을 까먹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에이 모르겠다’ 하고 놀고 춤추다 장단이 틀려도 드러눕는 형식의 자유로움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재미있어요. 

또 자신감이 생기는 점이 탈춤의 이점인 것 같아요. 탈춤은 사람들 앞에서 대사를 하고 춤을 추며 공연하잖아요. 원래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저희 공연을 하면서 부원들이 발표도 좀 더 잘하게 되고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것이 없어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 ‘탈춤연구회’의 포부는?

- 작년에 신입생이 아예 없었어요. 몇 년에 한 번씩 신입생이 없는 해도 있어요. 공연자체도 13년까지 하와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그동안 공연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해요. 그러다 제가 복학을 해서 동아리를 살려 보려구 신입생도 받고 공연도 2~3번 정도 했어요. 그래서 재학생들이 불만도 많고 트러블도 많았어요. 

하지만 홍보가 많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제 올해 목표가 탈춤동아리가 학교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어요. 일 년에 한 번씩만 정기공연을 하고 사람들이 ‘탈춤연구회’에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탈춤을 추는 동아리를 탈반이라고 해요. 지금은 전국적으로 탈반이 사라지는 추세에요. 여기저기서 남은 탈반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다시 살아나고 잘됐으면 좋겠어요 

▶ 부원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 저희가 탈춤 추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고 당당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가지 않고 계속 활동해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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