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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제주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학내 구성원으로서 문제제기 발언권 보장돼야
대학 교육 혁신을 위한 구성원간의 소통 강조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김자경 학술연구교수

제주대학교에는 계약교원이 존재한다. 계약교원은 말그대로 계약직 교원이다. 계약교원은 계약교수, 석좌교수, 기금교수, 비전임 산학협력중점교수, 산학협력교수 및 학술연구교수로 구분한다. 이번 기획에서는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의 김자경 학술연구교수를 만나 ‘학내 구성원으로서 학술연구교수의 존재’와 제주대학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학술연구교수의 역할과 지위에 대해.

학술연구교수는 시간강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강사는 급여를 강의 시간당 받지만 학술연구교수는 연봉제로 받는다. 다만 이는 연구기금이 존재할 때까지의 이야기다. 연구기금이 떨어지면 계약이 끝난다.

현재 SSK사업단에서 연구 기금을 받아 제주대에서 일한지 7년차에 접어들었다. 전임연구원으로 있다가 강의도 하다보니 학술연구교수 타이틀을 받았다. 연구교수여서 연구를 전임해야하지만 이제는 시간강사까지 한다.

▶ SSK연구센터를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우리나라의 모든 연구기금을 총괄 관리하는 한국연구재단이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하는 한국사회과학연구사업이 있다. SSK는 Social Science Korea(소셜사이언스코리아)의 약자다.

제주대학교는 2011년도에 신청해서 2011년 9월 SSK사업단이 출범하게 됐다. SSK사업단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 사회 연구센터라고도 한다. 여기서 공동자원이란 Commons(커먼즈)라는 영어단어이다. 단어의 개념을 사전적으로 보면 ‘우리 모두의 것’라는 뜻이다.

커먼즈는 공공재랑은 다르다. 쉽게 설명하면 삶의 터전이다. 예를 들어 한라산은 공공재일까, 커먼즈일까? 한라산은 우리의 삶의 터전이다.  곶자왈, 오름, 지하수, 바람, 햇빛 등 이런 것들이 일반자연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활용됐을 때 우리 삶의 기반이 되는 물적 토대를 커먼즈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과 사람 공동체 그리고 우리가 가꿔왔던 문화까지 총 세가지를 합쳐서 커먼즈라고 이야기한다. SSK연구센터는 이것을 통해서 어떻게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낼지 연구하는 센터다.

 우리 센터는 2011년 구성원 4명에서 현재 20명으로 늘었다. 학술연구교수 4명과 공동연구원 16명으로 총 20명이다. 처음에는 공동연구원 2명에 교수님 2명으로 시작해 20명까지 커졌다.

현재 우리센터의 연구는 2011년부터 3년단위로 소형,중형을 거쳐 대형단계에 들어가게 됐다. 비 수도권 지역이자 지방으로서 대형단계에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의 연구는 10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 3년 반 정도 남았다.

▶제주대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있나

현재 공동자원연구센터의 구성원은 철학과부터 사회학과, 경제학과, 행정학과 출신 등 다양하다. 그 구성원이 된 것에 대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구센터 밖으로 나가면 제주대 구성원으로는 존재감이 약하다. 계약만 하더라도 갑을병정 중에 병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자원연구센터와 제주대학교가 주 계약관계라면 총장이 갑, 연구센터장이 을, 학술연구교수는 병에 해당한다. 제주대 내에서 대다수가 학술연구교수의 존재는 모른다. 다만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수업을 듣게 되는 경우만 알게 된다.
학내 구성원으로서 주인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발언권이 있어야한다. 하지만 말할 수 있는 발언권은 교수, 학생, 교직원 외에는 없다. 학술연구교수는 교직원도, 교원도 아니다. 학교에서 실적을 하기 위해 교수 총량제에 숫자로 들어가는 존재다. 

▶‘동아시아의 섬, 군사기지, 공동자원’ 국제학술회의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제주에는 마을 공동 어장과 마을 공동 목장이 발달돼 있다. 특히, 해녀같은 경우 제도로써 규칙을 만든 것이 아니라 물질을 하면서 동네사람들끼리 이야기하며 서로를 도와가는 문화를 만들어 왔다. 이런 문화가 상징적으로 제주도에 많이 남아있다. 이를 커먼즈라고 하는데 이것을 제주도에서 한국사회로 더 나아가 동아시아, 전세계로 전하기 위한 소통의 장이었다. 현재 각 지역별로 커먼즈 운동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학회가 연대와 네트워크 역할을 하고 있다.

▶학술연구교수가 바라본 제주대학교는?

문제점, 한계, 또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주대에 소속되고 싶은데 강의가 없이 학교생활을 할 때는 아무와도 소통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연구 센터를 비유하자면 학교라는 바다위에 외딴 섬 같다. 연락이 없으면 강의를 할 수도 없으며 연락이 와야 강의를 할 수 있다.  강의만이 학생들과의 유일한 소통창구이다.

또한 도서관과 주차관리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다. 제주대는 거점국립대학이고 지역사회에 공헌해야하는데 학교의 출입과 이용이 어렵다. 학교는 출입이 자유로워야 한다. 졸업생과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과정 없이 차량단속시스템 설치를 결정한게 무척 아쉽고, 그러한 점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

지금은 ‘학술연구교수’라는 직함으로 도서관을 비교적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7년차가 되어서 겨우 받았다. 연구를 위해서는 도서관의 출입과 대여가 자유로워야 하는데 학술연구교수가 되기 전에는 일반 도민들과 같은 대우를 받았다.

주차도 학술대회를 하게 되면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절차도 복잡하다. 시민강좌를 하려해도 도민들의 출입과정이 복잡해서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 그 근본은 학교측이 소통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차비용사용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으니 알 방도가 없다. 또한 주차문제를 비롯한 대부분의 문제들을 비용을 부과해서 불편한 사람은 못하게끔 시장자본주의식으로 해결해버리고 있다.

▶제주대의 미래를 그려본다면?

학교는 연대와 협동을 가르쳐주는 장소가 돼야 한다. 과정도 중요한데 소통이 없으니 그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사회에서 ‘혁신’에 대해 말이 많은데 우리 학교 사회는 혁신이 없다. 학교가 가장 먼저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인재를 양성함에 있어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좋은 학생들은 육지로 가니 인재가 계속 유출되고 있다. 교수님들이 조금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거에 비해 장학금 비율도 엄청나게 줄었다. 과거 농업경제학과 학생으로 재학중일 때만 하더라도 장학금과 생활비까지 지원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 되고 있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를 왜 대학졸업과 동시에 채무자로 만드나’이다. 일본은 박사학위만 따도 빚이0원이 된다. 학교가 학생이 공부를 하는데 필요한 여건을 하나도 맞춰주고 있지 않다.학교에서 학생들의 주거문제, 생활비문제, 복지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아무리 대학이 취업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해도 전공을 기업체에 맞추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으니 기초학문이 다 무너지고 있다. 학생들은 알바 한다고 공부할 시간이 없고 그렇다고 알바를 하지 않으면 생활이 안 된다.

제주대 졸업생이자 미래의 학부모로서 나의 아이들이 제주대를 다녔으면 좋겠고, 그와 동시에 제주대의 수준이 높아 졌으면 한다. 제주대 교수님들의 지식은 제주도민의 공동자산이다. 그래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지역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 교수님들이 못하면 행정실에서 뒷받침 해줘야 하고 학생들도 잘 받아야 한다. 선순환을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다.

▶학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소비자는 왕이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냈고, 그러면 정당한 서비스를 받아야한다. 또한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의식이 사라진 것 같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총장님이 제주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총장 선거도 중요하지만 총학생회 선거도 중요하다.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도 나에 대한 고민이 많듯 제주대도 ‘나는 누구지?’와 같은 정체성을 묻는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

이숭신 기자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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