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로 학생 사회경험 증가
대학은 학생들에게 학업과 사회활동 간 균형‘쇼스밸’를 보장해야…

양 창 용영어교육과 교수

한 때 취업을 풍자한 ‘이태백’, ‘삼팔선’ 등과 같은 표현이 유행된 적이 있다. 직장에 취업을 하는 것도 힘들지만, 취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얼마 지속하지 못하는 상황을 풍자했던 시대의 자화상이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상황은 그리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취업의 문은 좁고, 취업을 위한 청년들의 현실은 고달프다. 

대학은 이미 학문과 더불어 취업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다. 학생들은 재학동안 취업을 위한 스펙을 관리하고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등을 취득하는데 많은 애를 쓴다. 한 때는 좋은 스펙을 갖고 있으면 취업을 하는데 좀 여유로웠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좋은 스펙을 쌓았다고 하더라고 취업이 쉽게 열리지는 않는다.

대학 차원에서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산학협력과정을 개설 운영하고, 창업 준비를 위한 과정 등 그 내용도 다양하다. 아울러 국가적 차원에서도 LINC 플러스와 같은 사업단을 구성하여 학생들의 창업 및 취업활동을 돕기 위해 나서고 있다.

사실, 학생들은 학교생활과 함께 실제 사회경험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아르바이트를 통해서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과반 이상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도 다양한데,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서, 사회 경험 및 자립  심 확보, 취업에 도움, 외국연수 비용 마련 등이라고 한다.

청년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학생들은 대학에서 학문에 힘쓰기 보다는 취업준비에 더욱 많은 시간을 투자고 있다. 더 많은 시간을 아르바이트 등과 같은 사회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은 학업과 더불어 학업 이외의 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학업에 몰입 정도가 낮아지고 있다고들 한다.  수업에 빠지거나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학생들이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비율도 이전에 비해 낮아졌다고 한다. 학생들 간의 클럽활동도 이전에 비해 많이 침체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대학이 단순 학문을 탐구하고 학습하는 곳에서 벗어나 사회의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이 대학의 본질이 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처럼 대학의 본질이 확대되면서 대학은 변화하는 사회 환경을 올바로 직시해야 한다. 대학은 학생들이 학업과 사회 활동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교육복지 패러다임 도입에 노력해야 한다.

최근 ‘워라밸’(일(work)과 삶(life)의 균형(balance))이라는 단어가 널리 유행이다. 이는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등장한 표현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삶이 일에 종속되었던 풍토에서 벗어나,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라 하겠다. 비슷한 개념이 변화하는 대학 환경에 적용될 수 있겠다. 학생들의 학업(study)과 사회활동(social life) 간의 균형(balance)을 잡아준다면 대학은 보다 활기찬 청년들의 공간으로 변화할 것이다. 워라밸과 유사한 학업과 사회활동의 균형, 즉 ‘스쇼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말이다.

최근 우리대학도 취업을 위한 산업단 운영, 첨단 디지털 도서관 개관 등 디지털 청년들의 취업과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물리적 환경 개선과 함께 대학의 내적 환경 개선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수요자의 교육 욕구에 부합되는 유연성 있는 대학 이상을 구현이 21세기 새로운 대학의 본질임을 상기하면 학습 과정 개선이 요구된다. 사회의 현상과 학습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융합교육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환경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사회활동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 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변화하는 사회 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과정을 포함하는 새로운 교육복지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단순한 지식 창출의 목적보다는 보편적 지식의 전수와 사회화의 기능이 대학의 새로운 본질로 자리매김 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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