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도의회의장

지난 해 겨울, 촛불집회가 촛불혁명이 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민주주의 시민의식이 무엇인지를 배움과 동시에 올바른 언론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지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습니다. ‘사실을 밝혀 알린다’는 사전적 정의에 있어, 언론은 알리고자 하는 것이 정말로 진실인지, 그리고 그 진실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며, 그 진실을 우리 사회와 함께 문제화하여 고민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 판단을 하는 1차적인 역할은 신문의 지면을 채워놓는 기자의 몫이며,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기자들을 시민들은 ‘기레기’라는 표현으로 엄한 잣대를 들이댑니다.

이러한 언론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기자의 자질은 ‘대학신문’이라 하여 다르지 않습니다.‘학생’이라는 아직은 실수와 미흡함을 인정받는 시기에 있으나, ‘신문’, ‘기자’라는 칭호를 갖추는 순간부터 그러한 너그러움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바로 ‘언론’에게 갖는 엄격함이겠지요. 1954년 5월 창간 이후 너그러움이 없는 엄격함을 묵묵히 이겨내 1000호라는 오늘의 성과를 얻음에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학 내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함과 동시에 대학구성원들의 정론(正論)을 형성하는데 기여한 그 역할에 박수를 보냅니다.

제주대학교를 졸업한 동문이자 선배로서, 그리고 제주에서 나고 자라 제주를 위해 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제주대신문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딱 2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제주대신문은 사회에 나서기 전 비판적 사고를 훈련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 ‘가짜뉴스’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가짜뉴스’는 이를 생산하는 쪽의 문제도 있으나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믿어버리는 쪽의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한 사람의 무비판적 수용은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사실’이 되어 전파되며, 이를 교정해내는데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야기합니다. ‘비판적 사고의 훈련’을 제주대신문이 수행해 나가길 당부 드립니다.

둘째, 제주대신문은 사회에 나서기 전 건전한 논쟁을 훈련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제주에는 다양한 갈등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행정체제 개편부터 대규모 개발 사업의 찬반까지 어느 곳 하나 갈등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갈등이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토론과 논쟁을 통해 더 큰 갈등을 해소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생산적인 논쟁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듣기와 말하기, 이 둘의 조화로운 훈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건전한 논쟁의 훈련’을 제주대신문이 수행해 나가길 당부 드립니다.

다시금 1000호 발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이 두 가지 기능의 완수를 통해 제주대신문이 대학신문의 선구자적 길을 닦았다고 평가되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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