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숭 신

            편 집 국 장

주변 어른으로부터 “요즘 청년들은 열정이 없다”, “애들이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을 들었다. 최근 무언가를 얻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노력하지 않았기에 개인적으로 뜨끔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청년들이 왜 이런 말을 듣게 됐는지 의문이 들었다.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나 때는 말이야”라는 시절과 비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청년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고, 대학에 입학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위해 스펙을 쌓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이 어른들의 눈에는 열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자발성’이 없는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과거 어른들의 삶은 스스로가 선택한 길을 개척해야만 했다. 이 삶은 고생길이었다. 그 어른들이 부모가 돼 자녀에게 “고생하지 않으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들은 부모님 말씀대로 타의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타의적인 삶이 지속되면 노력하는 일은 재미없고 힘들게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노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 뒤에는 ‘해냈다’라는 성취감보다 ‘끝났다’라는 후련함이 앞서게 된다. 이 후련함은 또 다른 목표를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청년들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 싶어하면서도 타의적인 삶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인지, 이 길을 따라가는 게 행복할지 불행할지 모른다. 다만 다른 길이 없고 모두가 가기 때문에 혹은 남들과 비교해 도태되기 싫어서 계속 달려간다.

지금까지 정신없이 달려만 왔는데도 아직까지 달리고 있는 길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불안하다면 잠시 쉬어가라고 제안하고 싶다. 남들처럼 빨리 갈 필요없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잠시 쉬면서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탐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나는 누구인가’,‘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나 자신을 알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나에게 맞는 길을 찾을 수 있다. 다른 사람보다 늦더라도 나에게 맞는 방향을 찾게 된다면  타의적인 노력이 아닌 자발적인 노력을 하게되기 때문에 뿌듯함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누군가 시킨 일을 할 때는 기분 좋게 하기 힘들다. 하고 싶은 맘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열정과 간절함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른들의 말처럼 청년은 열정과 간절함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단지 간절하게 바라고 열정을 다해 이뤄낼 목표가 없을 뿐이다. 자신만의 목표를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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