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해 건  편집국장

“제게는 원대한 꿈이 없는 대신 분노가 있었다. 분노가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다”라며 “앞으로 졸업생들의 여정에는 부조리와 몰상식이 많이 있을 것이다. 분노하고, 부조리에 맟서 싸워 사회를 변화시키길 바란다” 서울대학교 졸업식에서 그룹 ‘방탄소년단’의 회사 대표인 방시혁은 이렇게 말했다.

비단 졸업생들에게만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가 말한 부조리와 몰상식은 적폐의 일부분이다. 적폐란 사회 곳곳에 쌓여있는 불법, 불의, 불합리, 몰상식, 부조리 등 정상에서 벗어난 폐단들을 말한다. 작게는 학교, 크게는 사회에 까지 만연하게 존재한다. 
우리 민족은 적폐와 투쟁해 많은 것을 얻어낸 기억이 있다. 100년 전, 3월 1일. 한반도는 ‘대한민국 만세’라는 외침과 함께 태극기로 뒤덮혔다.

주권을 빼앗긴 것에 대한 부당함을 느낀 사람들은 침묵을 깨고 총칼을 휘두르는 일제의 경찰 앞에 당당히 섰다. 그 과정에서 학살당하고 고문 받으며 몸은 가루가 됐다. 하지만 목소리는 더 큰 목소리가 돼 전 세계로 뻗어나갔고 중국의 5.4운동, 인도의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이라는 결과물을 낳았다.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 촛불혁명 등은 불합리한 사회와 싸우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만들어낸 역사의 기록이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이렇듯 적폐에 분노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정의는 그렇게 피와 투쟁으로 쟁취됐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부터 독재타도와 민주화를 위한 역사의 중심에는 언제나 학생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런 사실에 침묵으로 대답한다. 자신의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모른 체, 그로 인한 변화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 하지 않고 그저 개인의 이익과 즐거움만 추구한다.

제주도청 앞, 시청 앞에서 열리는 시위나 집회를 보더라도 사회 동아리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과거 민주투사의 모습을 바라지는 않는다. 개인이기주의가 극에 달하고, 가치관은 바뀌었고 시대의 흐름은 빨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정당한 의견에 대한 주장이 늘어날 때 정당하지 않은 주장은 그 힘을 잃는 다는 점이다. 역사가 그 사실을 증명했다.

우리는 앞으로 수많은 적폐와 마주할 것이다. 누군가의 침묵은 또 다른 피해자를 부른다. 부조리에 분노하고 불의에 항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사회는 반드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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