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해 건  편집국장

새학기가 시작됐던 3월, 제주대신문에 파릇파릇한 새내기들이 들어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2000년생에다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3혹은 4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20대 중반인 나와의 나이 차이에 두번 놀랐다. 면접을 진행하면서도 ‘어리구나’라는 생각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대신문은 나이가 많고 적음을 생각하는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제주대학교를 감시ㆍ비판하는 대학신문사이기 때문이다. 수습기자들은 면접을 볼 당시 자신의 꿈이나 목표가 있었기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했을 것이다. 나 또한 처음 신문사를 들어올 당시 목표와 꿈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을 투자해가며 나의 꿈을 충족시켰다.

제주대신문에 들어오면 정면에 초록색 칠판으로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다. ‘수습기자는 자기 몫을’, ‘기자는 모범을’, ‘부장은 확인을’, ‘편집장은 책임을’. 이 말은 본인이 맡고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소리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은 모두 본인이 져야 하는 것이다. 그 책임을 회피하는 기자는 자격이 없다.

누군가는 말한다. ‘대학신문사는 힘들다’,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 ‘와도 제대로 배워가는 게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1년을 거친 사람이 아닌 2~3년을 학생기자로 활동했던 사람, 자신의 실력향상을 위해 남이 봐주지 않더라도 노력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대학에서 대학신문사만큼 좋은 걸 얻어갈 수 있는 기회는 없다’고 말이다. 대학신문사의 루머는 수박 겉핥기 식으로 했던 학생들이 만들고 이는 대학신문사의 이미지에 큰 손실을 입혔다.

제주대신문은 동아리가 아니다. 학교 지원시설에 있는 신문방송사의 일부이다. 발행인은 총장이고 주간교수도 존재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직책에 따라 운영되다보니 자유로운 분위기보다는 조직적인 부분이 중요시된다. 당연히 공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4월 1일자로 9명의 학생이 수습기자 발령을 받았다. 신문사에 들어오면 자신의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는 점과 출근시스템을 통해 성실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떤 마음으로 임할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마음 속에 새기며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단순히 신문사에 오래 있는다고 해서 글쓰기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그에 대한 투자를 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

조금 힘들다고, 섭섭하다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그런 기자가 되지는 마라. 처음에는 누구나 적응하기 힘들기에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새로 들어온 수습기자들의 무운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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