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봉사활동의 양면성과 도전 : 동정과 정의 사이

권 상 철

지리교육전공 교수

최근 해외봉사활동이 대학, 기업, 단체 등의 주도로 개발도상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해외봉사활동은 한국이 2010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며 공적개발원조를 늘리고 해외여행이 활성화되고 청년층에게는 대학 생활 중 경험해야 할 경력으로 고려되며 급격한 증가를 보인다. 

선진국 대학원생 몇몇이 개발도상국에 도움을 주는 자발적 참여로 시작한 해외봉사활동은 발전 국가와 개발도상국 간의 관계를 개선하고 상호 문화 이해의 기회를 제공해 개인적 경험을 통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활동으로 권장된다. 

그러나 충분한 이해와 준비 없이 확대된 해외봉사활동은 종종 봉사여행으로 변모하고, 참가자들은 자신의 경력만을 강조하며 대상 지역에서 우월의식과 신식민적 태도를 드러낼 가능성도 높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봉사자를 파견하는 국가로 등장한 한국은 이제 봉사활동의 의미와 방향을 질적으로 높일 고민을 해야할 시점에 와 있다. 

 

◇해외 봉사활동의 상품화

해외봉사활동은 국제개발협력의 일부로 간주되어 정부 지원으로 활성화됐다. 그러나 세계화의 진전, 교육과 레저, 개인주의, 청년층의 취업 관련 기술 수요 등의 사회경제의 변화 상황에서 해외봉사활동은 청년층 위주의 단기 활동이 늘어나고 참여 동기 또한 봉사여행 형태로 변모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해외봉사활동은 대다수 개인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의 실천과 연계되어 개인 봉사자에 초점을 맞춘다. 참가자들의 개인적 윤리성은 지역 사회를 빈곤하게 만든 체계에 대한 도전을 제기하기보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공동체로 보는 입장을 취한다. 이는 해외봉사 참가자들을 상업화된 해외봉사로 영입시키고 세계의 빈곤문제로부터 탈정치화시키는 봉사활동의 신자유주의화의 모습이다. 

해외봉사활동은 봉사여행으로 상품화되며 문화 기술이나 자본을 습득해 이력서에 기재하는 항목이 되었다. 봉사여행은 기업, 종교단체, NGO들에 의해 참가자를 고무시켜 학교 짓기와 같은 개발 프로젝트와 유사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차이 만들기’의 활동으로 기획된다. 여기에 봉사여행 업체들은 참가자들에게 ‘차이 만들기’의 욕구에 호소하면서 ‘개발 경험을 판매’한다.

해외봉사활동의 상품화는 개발도상국 지역을 이타적 행동을 합법화하는 형태로 참가자 모집 홍보는 현실을 극악한 가난이나 ‘가난하지만 행복’한 표어나 이미지로 포장하고 현실을 왜곡하여 전달하고 해외봉사활동을 구미에 맞게 만들어진 소비재로 전락시킨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특권과 책무를 봉사여행으로 떨쳐 버리며 해외봉사활동은 상업적으로 변모하며 확대된다. 

국제개발협력의 일부로 시작된 해외봉사활동은 개발도상국의 발전 목적을 포함해야 하는데, 점차 경력 만들기와 봉사여행으로 성격이 변화하는데, 특히 청년 단기 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진다. 

대학생 단기 활동의 경우 지역 사회의 규범과 환경에 적응하기보다 원래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여 개발도상국 지역에 환경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더 나아가 개발도상국을 가난하고 빈곤해 다른 나라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서구에서 만들어 낸 단순화와 과도한 일반화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파악하고, 이러한 이미지는 봉사 파견 기관이나 단체에서 참가자 모집을 위한 홍보로 강조되면서 더욱 고착화된다. 

최근까지도 지역 이해의 수준이 이국적인 것에 대한 단순한 흥미 위주의 관심에 머무르며 서구가 식민시기 개발도상국에 대해 오리엔탈리즘으로 만든 발전을 필요로 하는 대상의 이미지가 정형화된다. 참가자는 해외봉사의 목적으로 표방된 개발도상국에서 ‘차이 만들기’를 위한 활동으로 교육 받고 그렇게 인식하며 직설적 또는 암묵적으로 봉사와 희생의 시혜적인 태도를 가지는 우월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해외 봉사여행은 참가자 스스로 우위에 대한 인식을 더 강화하는 모습이며 도움을 준다는 가정은 청년 참가자들에게 구조적 불평등을 간과하게 한다. 결국 봉사활동 경험은 우위의 참가자와 열위의 수혜자 간의 이분법의 신식민적 관계를 강화시키게 된다. 

해외봉사활동의 장점으로 언급되는 상호문화 이해에 대한 강조 또한 단기 도움에 초점을 둔 자신들에만 관심이 있는 태도를 보이고 대상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활동은 정의의 이름아래 행해지는 부정의한 실천이 된다.

◇윤리적 가이드 필요

현재 해외봉사활동은 대다수 청년층을 대상으로 단기로 진행되어 글로벌 차원의 관점과 세계관을 키울 수 있는 사전 교육, 지역 사회와 협력하는 활동 등을 중심으로 윤리적 가이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 

해외봉사활동의 사전 교육은 봉사여행과 개발봉사를 구분하고 참여 목적을 동정과 정의로 대별하여 참가자 스스로 자신들의 현장 활동을 검토하는 준거 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봉사활동 참가자들은 지역 주민의 수준에 맞추어 생활하며 열린 소통을 한다면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형화된 이미지를 바로잡고 상호문화 이해 능력을 높이는 기회가 된다. 

봉사활동 참가자는 도움을 준다는 특권에서 평등의 상황으로 변화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세계와 현실이 공존하며 동등하게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교류를 통한 협력, 상호 관계 형성은 지역 사회를 중심에 두는 접근으로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부족했고, 지역 주민을 수혜자로 취급하는 것에서 자신들의 개발에 능동적인 사람들로의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해외봉사활동은 지역 주민과의 교류를 통해 친밀한 상호 관계를 형성하며 동반적 역량 개발로 이어지고 호혜적 관계로 발전시키며 아래로부터의 변화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역 주민과의 상호 관계 형성은 존중과 신뢰를 실현하는 타자를 인정하는 봉사활동의 탈상품화, 탈식민적 접근이며, 참가자의 변혁적 경험과 지역 사회의 참여와 더불어 상호 혜택의 관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다.

해외봉사활동은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 빈곤, 인권, 평화 등 다양한 전 지구적 이슈에 대해 현장 경험을 통해 이해력을 높이며 자기 성장을 도모하는 기회로 고려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동정에서 정의로의 안목을 발전시키고 활동 대상 개발도상국 지역 이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봉사활동은 우선 세계 빈곤 문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안목과 이를 현지에서 경험하며 이해하는 노력과 실천이 병행돼야 한다. 해외봉사는 체험을 통해 습득하는 방법은 현지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현지인들과 가능한 한 많은 교류를 하며 지역 전통과 언어 습득을 포함한 지역 이해와 수요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배양은 최근 후기발전과 탈식민적 접근에서 발전의 의미를 경제와 소득수준 등의 시장 가치만이 아닌 지역 전통과 공동체 경제 등의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는 노력과도 부응한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이해 위한 노력

해외봉사활동은 다른 문화의 이해와 세계 불평등의 인지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경험 학습의 기회를 제공해 개인과 조직에 변화를 모색하고, 상호문화 이해를 통해 참가자와 대상 지역 사회 모두에게 혜택이 되는 방향을 찾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대학생 단기 현장 활동은 성과 도출의 압박이 적고 참가자가 지역 주민과 빈번히 접촉하며 교류를 통한 지식과 경험 공유의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이는 개발도상국 지역과의 공감, 동반자적 관계의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의 일회성 해외봉사의 한계는 정기적으로 같은 지역을 반복적으로 방문해 보완할 수 있다. 

또한 지역 주민과의 밀착 생활은 상호문화 이해를 높이며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형화된 이미지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개발도상국 지역에 대한 이해는 해외봉사활동의 질적 개선을 위해 또한 중요한데, 부족보다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안목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현지에서의 조사 활동은 오랜 동안 환경에 적응해 온 현지의 생활양식과 문화에 배태되어 있는 지역 지식을 찾는 노력으로 편견이 아닌 현실의 개발도상국을 볼 수 있는 안목과 타자에 관심을 기울이는 탈식민적 태도를 갖출 수 있게 해준다. 해외봉사는 실제 경험을 통해 편견 없는 세계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소중한 활동으로 진행돼야 한다.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돼야 

한국은 경제력에서 세계 강국으로 성장했기에 세계의 빈곤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사회적 성숙을 기하는 안목과 노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해외봉사활동은 참가자의 혜택만을 고려하기보다는 글로벌 정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회로 발전시키는 사고와 실천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