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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역사 속 인구 흐름과 ‘제주다움’제주에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존재,
‘제주다움’ 회복해야 이를 해결할 수 있어
  • 사학과 양정필 교수
  • 승인 2019.05.3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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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정 필사학과 교수

 제주도 백성이 정부 허가 없이는 육지로 나갈 수 없도록 금지한 출륙금지령은 1629년에 선포되었다. 그 이전까지 제주도에 살던 사람들은 과도한 세금 강요나 관리들의 횡포를 못 견디게 되자 혹은 자연재해로 인한 흉년이나 전염병의 유행 등으로 생계를 잇기 어려워지자 제주도를 떠나서 육지로 가버렸다. 그들은 육지에서 차별을 받았지만, 제주도로 돌아오는 이는 극히 적었다. 많은 제주도 백성들이 육지로 떠나는 바람에 인구가 크게 감소하였다.  이는 제주도를 지킬 군인, 제주도 특산물을 바칠 진상 담당자의 감소로 이어져 문제를 야기하였다. 정부는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였다. 그래서 극단의 조치로 출륙금지령을 내렸다.

출륙금지령 이전에 다수의 제주도 사람들은 인구가 크게 줄어들 정도로 육지로 떠났다.

출륙금지령 하에서 제주도 사람들은 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는 육지로 갈 수 없었다. 관에서는 신임 지방관의 부임, 진상 물품 운송 등 공무 수행에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육지를 왕래하는 배의 출항을 허가하였다. 제주도는 말 그대로 절해고도의 섬이 되었다. 출륙금지령은 1840년대 이후에 해제된 것으로 보인다. 출륙금지령 하에서 제주도 백성들은 제주도에 눌러 살 것을 강요받았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었던 시기였다.

출륙금지령이 해제되자 제주도 사람들은 또 다시 제주도를 떠나기 시작하였다. 다만 이때 떠난 이들은 거주지 자체를 육지로 옮긴 것은 아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제주도로 돌아왔다. 당시 제주도를 떠나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였다. 하나는 해녀, 다른 하나는 재일제주인이었다. 당시 제주도 해녀들 중 일부는 봄부터 가을까지 육지 해안가로 해산물을 채취하러 떠나서 6개월 정도 머물다 돌아왔다. 이를 출가 물질이라고 한다. 가난한 집안 경제를 지탱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또 다른 이들은 돈 벌러 일본으로 건너갔다. 재일 제주인이 그들이다. 일제강점기 재일 제주인 수는 해가 갈수록 증가하여 1930년대 중반에는 5만여 명에 이르렀다. 이는 당시 전체 제주도민의 약 1/5에 해당한다. 그들 역시 가난한 집안을 경제적으로 돕기 위해서 일본행을 결심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제주도를 떠나는 흐름이 재개되었다.

이처럼 제주도 역사를 보면, 대개 제주도를 떠나는 흐름이 강하였다. 반면 제주도로 들어오는 흐름은 뚜렷하지 않았다. 제주도 사람들은 가난 때문에 돈을 벌려고 외지로 나아갔던 반면, 육지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경제적으로 주목할 만한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외지인으로 제주도로 들어오는 이는 매우 적었다.

그런데 최근 십여 년 사이에 외지인이 제주도로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것도 엄청난 기세로. 다수는 관광 목적으로 며칠 머물다 돌아가지만, 어떤 이들은 제주도에서 살기 위해서 제주도로 들어오고 있다. 그 결과 제주도 거주 인구가 크게 늘어났다. 이는 앞서 본 제주도 역사 속 흐름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조선시대 이래로 이런 인구 흐름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로 인해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거주 인구가 늘면서 쓰레기도 늘고 자동차도 늘면서 쓰레기와 교통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또 부동산 투자 및 개발 광풍이 제주도를 휩쓸고 다니면서 곳곳에서 예전과 매우 다른 제주도의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새로운 인구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금 문제들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이런 갈등들은 ‘제주다움’을 회복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제주다움’이 무엇인지를 깊이 성찰하면서 그 내용을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사학과 양정필 교수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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