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본질적 기능은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활용한 학습자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본질적 목표를 달성하고, 교양 있는 인간 양성을 위해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이 탄생한다. 대학 교육은 시대를 반영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을 연마하고, 시대가 추구하는 정보를 구축하고, 시대가 지향하는 지식 함양이 대학 교육의 목표로 자리매김 해왔다.

지식의 양적 팽창과 정보의 네트워크화를 통해 대학은 보다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교육기관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다. 근세를 넘어서면서 전문적인 교육 기관으로 사회가 필요하고 요구로 하는 전인적 교양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회인 양성이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대학의 시대적 사명은 더욱 강화된다. 사회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경쟁력을 갖춘 전문 인력을 배출하도록 대학이 요구받기 시작하였다. 최근 사회는 단순한 지식 사회에서 벗어나 지능정보기술에 사회로 옮겨가고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그 변화의 속도는 가히 혁명적이다. 디지털 혁명을 가져온 정보공학 기술(IT), 유전자 조작의 길을 연 생명공학 기술(BT), 자기 주도 학습을 통한 무한한 연산이 가능하게 되는 기술(AI) 등이 21세기를 특징짓고 있다.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속도로 변화가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은 변혁은 단순한 과학기술의 발달만이 아니라 사회문화와 우리의 삶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한 가운데서 대학은 시대적 변화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하고 그렇지 못할 때는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던 제주대학교 교육과정 전면 개편을 일 년 뒤로 유예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널리 확산되고 있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21세기 디지털 태크놀로지를 수용하고 확산시켜나가기 위해 대학의 선제적 대응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삶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4차 혁명의 기술을 능동적으로 교육의 본질로 이끌어내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통해 시대적 변화를 이끌어가는 인재양성을 위해서도 교육과정 개편은 시급하다. 

정보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학습 및 기억 양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기존 지식 전달에 최적화된 커리큘럼에 변화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기술 발달과 함께 컴퓨터 등을 활용한 학습 도구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과정 중심의 융합적 교육이 최근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정 개편은 교육혁신을 목표로 설계되어야 하고, 교육혁신은 학생 성장과 학생 성공이라는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학습혁신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대학 교육 자체가 학습의 완성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상력을 통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주된 임무이다. ‘교육은 기술이 아니고 삶을 위한 예술’이라는 단순한 소명을 되새기며, 다가올 미래 세대를 위한 통찰력 있는 교육혁신을 위한 교육과정 개편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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