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건 편집국장

코로나19로 인해 졸업신문이 빛을 보지는 못하지만 나에게는 특별하다. 학생기자로서의 마지막 신문이기 때문이다. 
1학년 때 수습기자로 들어와 3학년 때 편집국장을 역임한 나는 군 전역 후 “편집국장의 부재로 인해 2019년을 다시 편집국장으로 보냈다. 좋은 기사를 써보자는 생각보다는 후배기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오랜 고민 끝에 수락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다시 시작한 학보사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기자 수는 여전히 부족했고 학교예산의 축소로 인해 지원조차 충분하지 않았다. 원하는 인재를 찾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였고 그런 인재가 들어왔어도 시스템과 맞지 않아 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8시30분까지 출근해야하는 규칙은 학생들에게 부담과 의문으로 작용했고 ‘기자는 일찍 움직여야한다’는 말은 학생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요즘 아이들이 이상해, 의욕이 없어’라는 꼰대적인 사고를 하며 합리화시켰지만 점차 나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신문사가 있어야 기자가 있는가, 기자가 있어야 신문사가 있는가’의  고민에서 나는 수없이 고민했다. 편집국장이기에 조직의 활성화를 우선순위에 두고 학생기자들에게 말했지만 조직문화에 익숙지 않은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혁신과 소통을 외쳤던 나조차 어느순간 젊은 꼰대의 길을 걷고 있었다. 

신문사에 대한 학교 측의 배려가 없는 것도 문제였다. 현재 제주대신문은 과거와 달리 대부분의 학생기자들이 육지출신이다. 이에 학생기자들이 원할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와 혜택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학은 학생기자 조기입주, 특정기간 추가연장 등 실제로 필요한 부분에서 지원해주지 않고 있다.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는 크나큰 걱정이 아닐수가 없다.
학교 공무원들의 지나치게 비협조적인 태도와 무시 또한 그동안 학생기자활동을 하며 힘들었던 점이다.  

물론 비판적이지 않은 기사, 정체성을 잃어버린 신문 등의 지적은 학생기자의 의지와 역량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다. 원인을 보지 못하고 현상만 보는, 혜택만을 바라보고 책임감이 없는 기자들은 신문의 질적 하락을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이 이해하기 힘든 출근시간, 조직내부의 규율, 비협조적 태도 등의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할 사항이다. 

대학신문이 없어도 학생은 있지만 학생이 없으면 대학신문도 없다.  물론 학교의 지원을 받고 관리되는 조직이기에 동아리처럼 운영될 수는 없다. 하지만 타부서들과 다르게 학생이 중심이 되는 곳이다. 

고인물은 썩는다. 그동안 나는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누군가가 바라봤을때는 고집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기적인 편집국장일수도 있다. 그렇기에 늦었지만 이제 물러나고자 한다. 다음신문부터는 새로운 편집장이 신문을 만들게 된다. 부디 책임감있는 자세로 소통과 혁신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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