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서 절대적 기준에 맞추어서 평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토익 등의 어학성적이나 자격증 시험 등은 절대적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상대적 기준에 맞추어 합격생이나 성적을 해당 인원에 맞추어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 현장에서 성적을 산출할 때에 절대적 기준에 맞추어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정 교과목에서 수강생의 60% 성적등급이 F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오히려 자랑거리가 되었고, F 등급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시대였다. 이에 대해 수강생들이 항의보다는 절대적 기준에 맞추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는 모습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일부 교과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교과목 성적 산출에서는 상대적 기준을 적용하여 성적을 제공한다. 절대적 기준을 적용하여 평가하면 A 등급에 해당하는 수강생이 한 명도 없을 수 있지만, 상대 평가로 인해 30%까지 A 등급을 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교과목에서 이 기준에 맞추어 성적을 산출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으로 인해 취업이나 유학 등에서 졸업생에게 도움을 일부 줄 수도 있지만, 교육 수요자의 기초 지식 수준이 계속 하강하고 있음을 토로하고 있다. 전공 심화 교육과정에 비해 수학과 같은 기초 교양 및 기초 전공의 수준 저하는 심각하다.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학생의 잠재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지만 교육과정은 시대에 맞추어 크게 변화되었고, 기초 지식 수준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예비대학이나 수준별 교육과정 개설 등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현실에서의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 교양 및 전공 기초 교육의 내실화에 대한 요구가 해당 학과와 산업체에서 제기되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 빅데이터, 스마트팜 등 융합 역량이 바탕이 된 기술의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 시대에서 기초 교육과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초에 대한 수준이 일정 이상 도달했을 때 학문 간을 융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할 수 있다. 

학생은 학생 스스로, 교수는 교수 스스로, 교직원은 교직원 스스로 수준을 높여야 한다. 자신의 수준이나 도내 수준을 목표로 하지 말고, 수도권 소재 대학이나 세계 대학의 수준에 맞는 교양과 전공지식을 학생들은 축적해야 한다. 함께 책임이 있는 교수도 기초 지식 강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국제적인 경쟁을 갖춘 교육과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교직원은 교육 수요자에 맞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플라톤의 동굴 비유에서 보는 그림자에 그치지 말고 참 실재를 깨달아야 한다. 전국 최고인 영역도 있지만, 많은 영역에서 우리의 절대적 수준은 높지 않다. 상대적 평가에 바탕을 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의 절대적 수준에 대한 참 실재를 직시하고 우리 대학 각 구성원 모두가 안내자가 되도록 절대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 중에서도 기초 교육을 중심으로, 연구, 행정 서비스, 인권 영역에서도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 당국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구성원 스스로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A+ 인가? F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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