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의료인 확보ㆍ예산문제로 제2부속병원 추진 ‘난색’
JDC,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전략 재수립 추진… 5월 용역 발주

위탁운영 논의 중인 서귀포 의료원의 모습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귀포시지역 공약으로 △서귀포시 동홍동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 정상화를 위해 제주대 약학대를 유치하는 방안(위성곤 후보ㆍ더불어민주당)과 △서귀포의료원을 제주대병원 제2부속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강경필 후보ㆍ미래통합당)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두고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실제로 서귀포의료원 정상화는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서귀포시지역 유일의 종합병원이나, 의료인 부족과 응급실 공백사태까지 빚어지면서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시민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의료문제 지역 최대 현안…‘위탁운영’ 청원 범시민 서명운동도

주민들은 이에 따라 “지역 내 서귀포의료원을 제외하면 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는 실정이며, 의료원도 신뢰 하락으로 시민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며 “서귀포의료원을 제주대병원이 위탁받아 운영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서귀포의료원 제주대병원 위탁운영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9월 기자회견을 갖고 “의료 불편을 겪고 있는 서귀포시민들을 위해 제주대가 거점 국립대로서 노력해달라”며 “제주대병원이 서귀포의료원을 위탁 관리해달라”고 밝혔다. “시민들이 제주시 종합병원으로 이동하며 발생하는 경제적·정신적 피해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안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하며 주민 8만6837명명이 서명한 ‘서귀포의료원 제주대병원 위탁운영 청원서’에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당시 서귀포시 인구가 19만784명인 점을 감안하면, 45.5%나 되는 주민이 서명에 참여한 셈이다. 

청원서에는 제주도의회가 적자운영을 논하기 이전에 서귀포시민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제주대병원은 거점 국립대 병원으로서 의료불편을 겪고 있는 서귀포시민들의 고충해결에 노력해주고, 병원운영 중·장기 계획 속에 서귀포의료원 위탁운영을 염두에 두어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하나씩 개선해달라는 요구도 포함됐다.

양윤경 서귀포시장도 서귀포시 최대 현안으로 열악한 의료 환경을 꼽으며 서귀포의료원을 제주대학교병원에 위탁 운영하는 방안과 현재 방치돼 있는 탐라대 부지에 제주대 의과대를 옮겨오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제주대병원은 “서귀포의료원의 위탁 운영이나 제2부속병원 전환은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에 상주할 전문 의료인력 확보가 어렵고 병상 확보도 급선무다. 

제주대병원 의사를 서귀포의료원으로 보내려면 명분도 필요하고. 어떤 의사를 상근자로 둘지에 대한 논의도 선행돼야 한다. 서귀포의료원의 만성 적자도 제주대병원의 위탁 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제주대병원은 서귀포의료원의 제2부속병원 전환은 서귀포의료원이 상급종합병원 수준 이상에 도달했을 때나 가능한 얘기라며 말을 아꼈다. 의료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제2부속병원을 만들면 둘 다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지난해 9월 지역 현안 수렴을 위한 읍면동장 간담회 때 “행정 의지만으로는 되는 일이 아니다. 제주대병원 차원에서 의사들을 서귀포의료원에 근무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조직적 명분도 필요하고, 제도정비나 예산도 뒷받침 돼야 한다룕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해당 공약을 내건 강경필 후보는 “당장 현실만 내세우면 개선되지 않는다. 현재 서귀포시지역 많은 응급환자가 서귀포의료원을 이용하지 못하고, 제주시권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다소 제약이 있더라도, 서귀포시 당면 현안이자 열악한 의료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제주대·제주도ㆍ시민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교육부ㆍ보건부지부를 상대로 설득하고, 국비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헬스케어타운 정상화… 약학대와 연계해 바이오산업 육성 제안

제주대 약학대의 제주헬스케어타운 유치도 결론부터 얘기하면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 약학대는 33명의 신입생과 4명의 교수진으로 올해 처음 신설됐다. 제주대는 현재 약학대 1호관 확보를 위해 사업비 20억원을 들여 오는 7월 완공을 목표로 대학 제2도서관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공약을 내건 위성곤 후보는 총선 기간 후보 초청 TV토론에서 송석언 총장과도 2차례 만나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 측은 제주헬스케어타운 연구단지와 연계한 실습이나 교육은 가능하겠지만, 완전 이전은 힘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인근에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와 제주대병원이 있는 기존 아라캠퍼스가 최적의 위치라는 것이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에는 도내 최대 의약품·의료기기 생산업체로서 ㈜한국비엠아이(대표이사 이광인ㆍ우구)의 cGMP공장과 기업부설연구소가 있다. cGMP는 세계시장 진출의 필수 생산시설인 미국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이다. 게다가 제주헬스케어타운 유치 논의가 본격 이뤄진다 하더라도, 학생과 교수진의 동의도 이끌어내야 한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재선 고지에 오른 위성곤 당선자는 “제주헬스케어타운을 기반으로 내년 서귀포시 상효동에 들어설 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와 남원읍의 생물종다양성연구소를 기반으로 제약기업과 국가 R&D사업을 유치하면, 충북대 약학대 송도 캠퍼스처럼 바이오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며 재론의 여지를 남겼다. 그에게는 제주대 약학대 지역 유치가 1호 공약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문대림, JDC)은 의료산업 활성화와 글로벌 의료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5월 중 ‘헬스케어타운 사업전략 재수립 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과업기간은 4개월이다.

JDC는 이를 통해 지난 2012년 중국 녹지그룹 투자 유치 이후 변화된 사업환경과 시장분석을 반영하고, 기존 시설과의 연계가 가능한 투자유치 대상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 나선다. JDC는 이미 300억원을 투입해 중앙관리센터 부지에 의료서비스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용역을 통해 향후 의료관광과 웰니스관광·헬스케어 등 세부사업 유형 선정과 타당성을 분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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