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은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학기부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준비없이 맞이한 온라인 수업은 교수자나 수강생 모두에게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교수자 입장에서는 2-3주로 예상한 온라인 수업이 여러 차례 연장을 거치며 한학기를 이어갔고, 수강생 또한 온라인 수업이 과제물 형태로 시작해 수주간 이어지며 한학기를 방향감 없이 채우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특히 신입생들은 대학생이 되었다는 출발도 없이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다가오는 학기도 온라인 수업이 상당수 이루어질 것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는 계기로 변화를 고민하며 맞이해 보는 것도 좋다.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은 기계와 컴퓨터가 사람을 대치하고, 교육 분야에서는 사라질 대상으로 전통적 교실 수업을 포함시키고 있다. 대면 수업은 이제 온라인 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의 전달을 넘는 차원의 무엇이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는 준비를 주저했던 현실에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변화를 다시한번 강요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온라인 수업을 일시적, 한정적인 대응을 넘어 수업 크게는 교육의 혁신을 꾀해야 할 시점을 앞당길 자극으로 삼는 기회로 고민해 봄직하다. 

기존 사실, 시험 중심의 수업에서 현실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정해진 답이 아닌 다각적인 방법으로 해결 방법을 찾으며 다양한 능력이 표출되는 기회를 늘리고, 더 나아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법을 찾아 새로운 시도를 권장하는 대학 교육으로 가야 한다. 대학 입학까지의 교육은 공정성으로 인해 같은 출발점에서의 능력 평가를 준비하는 경쟁적 교육이었다면, 대학 입학 후의 교육은 같은 출발선이 아닌 각자의 관심과 선택한 분야에서 자신들의 능력을 자신들이 제기한 문제 해결을 위해 표출하고 그러기에 다양한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강조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고민해 볼 추가적인 문제는 한국은 대학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양적 측면에서는 자랑거리일 수 있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하향 평준화로 나타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대학입학 선발과정에 학생부 전형이 있지만 활동 내역이 한정되고, 내신과 수능 위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험풀이로 훈련된 학생을 대학에서 변화시키려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 입학률을 낮추는 것이 한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높은 대학 진학률에 따른 보편화된 대학 교육을 받아들여 전공 교육의 비중을 낮추고 문해, 쓰기, 소통의 능력 배양을 강화하고, 전문화되어가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전공 교육은 대학원으로 넘겨주는 방식을 고민해 볼 때이다. 

제주의 독보적인 제주대학교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전략은 학부에서 기본적 소통과 협업의 능력을 배양하고, 심화된 전문 교육은 대학원에서 준비시키는 대학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방향 설정이다. 더불어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다양한 구성원간의 소통을 통해 점차 한국 사회에서 비중이 높아질 외국 이주자들과의 공존을 위한 능력과 협업의 능력을 배양하는 것도 중요한 교육의 일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제주대가 아시아의 교육 공동체이자 구심체로 역할하는 변신의 기회가 가까이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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