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인
언론홍보학과 1

오늘도 자정이 되어 독서실에서 나오는 학생을 보았다. 누가 봐도 책이 한가득 들어 있는 가방을 메고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까지 영어단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그는 고3이 틀림없었다. 그러고 보니 3달만 지나면 어느새 수능이다.

우리도 대학을 들어오기 전 한때는 수험생이었다. 공부하지 않았어도 운 좋게, 혹은 열심히 공부하여 수시나 정시라는 방법을 통해 제주대학교라는 학교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잠깐 시간을 되돌려서 수험생이었던 시절의 당신을 떠올려보자. 당신은 무엇 때문에 대학을 오고 싶었는가. 이성 친구를 포함한 많은 사람과 만나며 겪는 캠퍼스 낭만? 정말 배우고자 하고 싶은 것에서 비롯된 학문적 탐구심? 또는 자의가 아닌 타의였다면 어른들이 무조건 대학에 가라고 해서? 모두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여러 이유가 합쳐져서 복합적이었다. 뭐 반강제로 대학에 오게 되었지만 동시에 캠퍼스 낭만과 학문적 탐구를 기대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렇게 온 대학에서 나는 한 학기의 재학과 한 학기의 휴학, 한 학기의 복학과 또다시 휴학을 겪었다. 까닭을 묻는 주위 사람들에게 군대에 가기 전 돈을 벌고 가고 싶다는 그럴싸한 이유로 둘러댔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었다. 내가 학교를 꾸준히 다니지 않았던, 아니 못했던 이유는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이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내게 대학은 졸업한 사람이 취업 시장에서 문제가 없다고 보장하지만, 그마저도 공신력이 없는 기관에 가까웠다.

나는 대학에서 학문적 소양보다는 주도를 갈고 닦는 수많은 사람을, 학생이 진정으로 무언가를 깨닫기 보단 자신만의 수업을 진행하는 여러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수업들은, 이러한 대학의 현실을 여실히 체감할 수 있는 계기였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는 시대 속을 살아가고 있다. 자동차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우주로 사람을 쏘아 올리고, 사람 없이도 완벽하게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차량의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우리의 미래를 고심하기보다는 당장 오늘 밤의 술약속이 중요하다. 조금만 인터넷을 뒤지면 찾을 수 있는 전문적인 정보를 눈앞에 두고 남들처럼 대학을 다니고 있다. 비록 그것에 큰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말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대학을 다니는 것인가, 우리는 왜 대학을 다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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