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이 마우스 장내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단식이 마우스 장내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연구진들의 단체사진(위). 일반사료(그림 A) 또는 고지방사료(그림 B)를 섭취한 쥐에서 절식에 의해 증가/감소를 나타낸 장내미생물을 유전체분석기술을 기반으로 확인(아래).
운노 타쯔야분자생명공학전공생명공학부

절식(단식)은 섭취할 수 있는 모든 음료, 음식 등을 절제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정기간 동안 절식하면 몸은 식량의 공급이 정지되었다고 판단하여 몸 안에 축적하고 있던 영양소를 소비한다. 또한, 절식은 섭취할 수 있는 칼로리를 일정수준 이하로 줄어든 상태로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산화적 스트레스에 인한 세포 손상 및 염증을 감소시키고 에너지 대사를 최적화하여 세포보호를 강화하는 등의 적응성 세포 반응이 일어난다고 보고되어 있다.

이러한 절식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루동안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고, 다음 날 원하는 음식을 먹는 방법인 Alternated-day fasting과 일주일에 2일을 단식하는 방법인 modified fasting regimens 식사 시간대를 조절하는 방법인 time-restricted feeding이 있다. 이와 같은 모든 간헐적 단식 방법들은 체중감량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림프종의 발생률이 크게 감소될 수 있으며,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 과체중 여성들의 산화적 스트레스와 염증유발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어 있다.

장내미생물은 사람이 소화할 수 없는 영양소인 섬유소를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한 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많은 선행 연구를 통해 규명되어 있다. Turnbaugh 등은 장내미생물 생태가 형성되지 않은 무균상태의 쥐에게 정상적인 쥐의 장내미생물을 이식하여 2주간 조사한 결과에서 대사과정이 변화하여 지방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인간 장내미생물의 약 70% 이상 존재하는 두 가지 주요 미생물인 Bacteroidetes와 Firmicutes가 차지하는 상대적 비율이 비만의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두꺼비, 쥐, 도마뱀 등 5종의 서로 다른 척추동물의 절식 후 장내미생물생태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쥐를 포함한 일부 포유류에서 Coprobacillus 및 Ruminococcus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와 절식 후 쥐의 장내 항원 부하의 감소를 통해 건강에 유익한 구조의 장내미생물생태를 확립할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지만, 장내미생물과 절식과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는 아직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진은 해당 연구를 통해 일반사료와 고지방사료를 섭취한 쥐의 절식 후 장내미생물생태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절식에 의한 장내미생물생태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절식 전후(24시간)에 쥐로부터 분변을 채취하고, 분변으로부터 DNA를 추출하였다. 장내미생물생태분석은 16S rRNA 유전자를 기반으로 수행되었으며,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기법 중 하나인 Illumina사의 MiSeq을 이용하여 시퀀싱을 통해 얻은 유전체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장내미생물의 종 다양성(Richness) 및 균등성(Enenness)은 절식 전후 일반사료를 섭취한 쥐에서 유의적인 변화가 없었으나, 고지방사료를 섭취한 쥐에서는 절식 이후 유의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절식에 의해 증가 또는 감소하는 장내미생물을 조사하기 위해 Operational Taxonomic Unit (OTU) 및 Taxonomy 수준(Phylum, Family, Genus)으로 나누어 분석을 진행하였다. Phylum 수준에서 장내미생물은 섭취한 사료의 종류에 상관없이 절식에 따라 유의적으로 차이가 없었고, Bacteroidetes와 Firmicutes가 전체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장내미생물의 Family, Genus 및 OTU 수준에서는 섭취한 사료에 따라 다른 변화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하였다. 일반사료를 섭취한 그룹에서는 절식 후 Bacteroidaceae (Bacteroides)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는데, 이 미생물은 세포가 지방을 과다흡수 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체내 지방량을 조절하고 비만 억제 및 예방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s, SCFAs) 중 하나인 propionate를 succinate pathway를 통해 생성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시방사료를 섭취한 그룹에서는 절식 이후 Lachnospiraceae (unclassified, coprococcus)가 감소, Ruminococcaceae (unclassified)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Ruminococcaceae에 속하는 Ruminococcus는 장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SCFAs 중 butyrate를 생산하는 미생물로 알려져 있다. 일반사료 및 고지방사료를 섭취한 쥐에서 절식 이후 감소한 OTUs는 전부 Firmicutes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일반사료를 섭취한 쥐가 절식하였을 때 보다 고지방사료를 섭취한 쥐에서 절식에 의해 장내미생물생태의 변화가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많은 연구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NGS 중 하나인 MiSeq을 이용하여 BT기술과 IT기술을 접목시킨 생명정보학을 기반으로 절식이 일반사료 및 고지방사료를 섭취한 쥐의 장내미생물생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조사하였다. 이러한 연구우수성을 인정받아 한국응용생명화학회 주관으로 E-conference(온라인 학술대회)로 개최된 ‘2020 International Symposium and Annual Meeting of the KSABC’에서 제30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또한, 연구실에 소속된 김정만 학생(박사과정)은 ‘Effects of seaweed extracts, Codium fragile and Porphyra tenera on mouse intestinal health’라는 제목으로 대학원생 구두발표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우수논문발표상을 수상하였으며, 조혜준 학생(석사과정)과 전다빈 학생(석사과정)은 각각 ‘Exploration of Resistome and Microbiome profile of Fish farm Effluents in Jeju’와 ‘Effect of Chunggukjang (fermented Soybean) on the Changes of Gut Microbial ecology through In-vitro Gastrointestinal Digestion System’의 제목으로 포스터 발표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우수포스터발표상을 수상하여 제주대학교의 연구성과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절식이 일반사료 및 고지방사료를 섭취한 마우스의 장내미생물생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조사하였다. 일반사료 및 고지방사료를 마우스에 16주 동안 무한급이 형태로 섭취하게 하여 실험종료 직전에 1일(24시간) 간 절식시켰으며, 절식 전 후의 분변 샘플을 채집하고 MiSeq을 이용하여 장내미생물생태 분석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고지방사료를 섭취한 마우스에서는 절식 전후 장내미생물생태 내의 종 풍부성과 균등성이 감소한 반면, 일반사료를 섭취한 마우스에서는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또한, 고지방사료를 섭취한 마우스의 장내미생물생태에서는 절식 후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일반사료를 섭취한 마우스의 절식 전후 변화가 없었다. Differenceabundance analysis는 일반사료를 섭취한 마우스에서 절식 이후S24-7로 분류되는 OTU는 증가하고, Ruminococcaceae로 분류되는 OTU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고지방사료를 섭취한 마우스에서는 절식 이후 10OTUs가 감소하고, 3OTUs가증가하였는데, 대부분 Ruminococcaceae로 분류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 결과는 마우스에서의 절식이 장내미생물생태 중 Ruminococcaceae의 abundance에 영향을 미치며, 일반사료를 섭취한 마우스에 비해 고지방사료를 섭취한 마우스에서 절식에 대한 효과가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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