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에 태어난 이들은 오는 20일 뜻깊은 날을 맞이한다. 성년의 날. 이름의 느낌이 마치 ‘이제부터는 성인임을 인정해 줄테니 뭐든 맘대로 해도 된다’는 기념일 같다. 무엇이 ‘성년의 날’의 느낌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우리학교에서 행해지고 있는 성년의 날 기념행사는 동아리와 학과가 주축이 되어 이뤄진다. 어떤 동아리방은 풍선을 매달고 파티를 열며 어떤 학과방은 성년의 날 주인공들에게 축하선물을 준다. 대학안 이러한 소집합들의 아기자기한 모습은 참 아름답기만 하다. 과연 진실로 아름다운지……. 성년의 날은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짊어질 성인으로서 자부심과 책임의식을 부여하는 날’로 요약된다. 고려시대 이전부터 비슷한 성향의 기념행사가 있었는데 현대에 들어 갈수록 서양식 성년식에 밀려 제모양을 찾기 힘들어졌다. 주변의 성년식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짊어질 성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자부심과 책임의식을 부여한다는 말은 씨도 안 먹힌다. 이 소중하고 뜻깊은 날의 현대적 의미는 애들과 어른 사이의 경계선인 것이다. 매 해 성년의 날(5월 셋째 월요일)은 시내 곳곳이 늦게까지 붐빈다. 술을 과다하게 마셔 행패를 부리는 학생, 신세대들의 축하메세지로 통한다는 구타 장면, 길거리에서 폭죽 세례를 받는 학생, 그 자리에 남은 쓰레기와 오물들 등 구경거리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반면 성년선언, 다짐 등 엄숙하고 진지한 장면은 어디 숨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요즘 세상에 성인이 됐다고 누가 선언을 하고 누가 다짐을 하겠냐마는 적어도 ‘노는 데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는 날’은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모든 학생들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 대부분이 그렇듯이 일부의 손상은 전체의 손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일부의 관점은 ‘하루 사이에 만들어진 어른’에 맞춰진다. 고쳐져야 한다. 젊은 층의 기념일은 대부분이 관행을 이룬다. 일년에 딱 한 번 있는 날이지만 관행이란 발전하는 법이다. 해가 지날수록 ‘성년의 날’의 의미는 타락해갈지도 모른다. 잘못된 교육도 고쳐져야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진학의 압박과 시달림에서 벗어나지 못해 진정한 어른이 무언줄 잘 모른다. 성인이 되었다는 말에 그저 좋기만 하다. 동아리와 학과 행사 또한 적당선을 지켜야 한다. 성년의 날만을 위해 한 회원당 2∼3만원의 회비를 내는 건 잘못된 관행이다. 또 주인공들끼리 술씨름을 붙여놓는 것도 오버다. 1982년생 새내기 성인들이여. 최소한 이것만은 해보자. 부모님께 스스로 덕담을 청해 어엿한 성인이 됐음을 축하받자. 자신은 진실로 대견스런 자식이 될 것이다. 또 무엇을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설계하자.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함부로 다루지 않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자. 그것이야말로 진정 성인의 모습이다. 다가오는 20일, 성년을 맞이하는 이들이 ‘진짜 어른’이 되길 바라며 모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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