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준호

메카트로닉스공학과 3

사람은 기억이 시작된 순간부터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면 불안과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자신의 일상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흔히 말하는 ‘나 요즘 힘들어’ 상태가 된다. 

우리의 마음을 방, 생각을 물건에 비유해 보겠다. 맴도는 생각들은 방에 어질러진 물건들이고 그 물건이 과연 나에게 필요한지는 오직 자신만이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라는 식으로 꾹꾹 눌러 마음 한편에 묻어둔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마음의 짐이 하나 더 늘어날 뿐이다.

방에 어질러진 물건들을 옷장과 서랍에 대충 쑤셔 넣은 것처럼 마음속에 묻은 마음의 짐은 정리되지 않고 응어리진 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때 물건 정리를 남에게 떠넘기면 그 사람의 기분이 상할 것이고, 전부 버린다면 방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기에 천천히 정리해야 한다. 

나의 고민은 나의 것이니까. 물론 정리가 쉬운 일은 아니다. 혼자 정리하기 망설여진다면 다른 이와 함께 할 수 있다.  

방을 청소하면서 자잘한 잡동사니가 많이 나왔을 테니 이걸 치워야 한다. 채우는 것만큼 중요 한 건 비우는 것이다.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자잘한 것들은 흘려보낼 줄 알아야 한다. 점심시간처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순간이다. 

평소 지치고 힘들 때 즐거웠던 추억이나 연인, 좋아하는 일, 가족 혹은 꿈이 떠오를 것이다. 힘들 때 위로가 버팀목이 된다는 건 그것이 본인 인생의 이유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들은 큼직한 가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가구를 놓았으니 물건들을 들여놓을 수 있다. 취향과 가구의 모양, 필요에 따라 차곡차곡 물건들을 놓아야 한다. 호기심, 열정과 같은 원초적인 것이거나 냉정, 의심과 같이 이성적인 것일 수도 있다. 걱정과 고민 역시 필요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바쁘다고, 귀찮다고 정리를 게을리하면 방이 엉망이 되듯 생각과 고민 역시 미뤄둔다고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가 있어야만 정리 할 수 있다. 내가 가진 고민과 생각, 기억들은 물건, 가구, 방이 되고 ‘나’라는 집을 이루게 된다. 

자신만의 기준과 우선순위를 정해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분명 이전과 비교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질 것이다. 

한결 깨끗해진 방은 사는 것도, 꾸미는 것도 전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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