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판매로 인한 수익금은 전액 기부 계획
텃밭 안에서 따듯한 온정 전할 수 있어 좋은 기회

>>교내 창업동아리, 어디까지 알고 있니

 

옥수수를 재배중인 돋아남 회원

최근 직접 키운 농작물을 판매하는 동아리의 글이 제주대학교 커뮤니티에 실린 적 있다. 바로 ‘돋아남’이다. ‘돋아남’은 미래전문농업경영인 양성교육사업단 산하에서 활동 중인 생명자원과학대학의 단과대학 동아리로 총 4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창업 동아리다. ‘돋아남’에서는 실제 농장주 선생님들과 멘티-멘토 수업을 통해 노지와 스마트팜에서 농작물을 재배, 수확 및 유통까지 포괄적으로 공부하고 실습한다. 곽나영(원예환경전공 1) 돋아남 회장을 만나 농작물 판매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동아리를 만들게 된 계기는
 동아리는 생일선물에서 시작됐다. 동아리 회원 두 명이 같은 날 생일인데 농대생이라는 이유로 숙주와 콩나물을 선물 받았다. 숙주와 콩나물을 키우면서 이렇게 소소한 작물을 재배하는 동아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비빔밥’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중앙동아리를 만들려고 했으나, 제약이 많았고 단과대 동아리로 눈을 돌리면서 규모가 큰 사업단을 만나서 약 100평 가까이 되는 농장을 관리하는 동아리가 됐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는지
 손바닥만 하던 옥수수가 160cm인 나의 키를 훌쩍 넘었을 때, 영원히 초록색이기만 할 것 같던 토마토들이 빨갛게 익어갈 때, 손톱만 하던 수박이 주먹보다 더 커졌을 때 등등 작물들이 잘 자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 동아리 회원 모두 농사가 처음이다 보니 작물의 모종을 심을 때부터 많은 분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았다. 작물이 다 죽지는 않을까, 넓은 땅에 많은 모종을 심었는데도 수확을 하나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등등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작물들이 잘 자라주어 많은 수확물을 얻을 수 있었고, 얻은 수확물을 판매도 하며 수익금을 얻을 수 있어 기뻤다. 

▶농작물 판매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돋아남’이 창업 동아리다 보니 수확한 작물 판매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그러므로 농장의 규모도 원래 처음에 계획했던 것 보다 커지고 재배하는 작물의 수와 양도 많아졌다. 동아리 회원끼리 소소하게 하려고 생각했을 때보다는 관리해야 할 농작물도 많아지고, 해야 할 일도 많아졌다. 하지만, 작물 수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수확 후 작물 관리 및 유통까지의 작업 또한 농업 일부다. 농작물 판매는 동아리 회원 모두가 농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하게 배울 기회가 되었다. 

▶주로 누가 농작물 판매를 이용하는지
저희에게 가장 가까운 판매 경로를 먼저 이용하다 보니 당근마켓과 정문 앞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하게 됐고, 주 고객층은 당연히 학교 학생들과 직원들 그리고 학교 주변의 제주도민 분들이다. 2학기 때는 조금 더 판로를 다양하게 해서 제주도 내의 플리마켓이나 개인 사업체 등 정기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기숙사에 살거나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고 있는 학우분들께 더 알리고 싶은 생각이다. ‘학교 내에 이런 농업 동아리가 있고, 이런 활동을 하고 있구나.’고 학우분들께 알리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농작물 판매 경험 시 인상 깊던 일화가 있는지
저희 작물을 매번 사주시는 단골 학우분들이 생겼을 때 되게 기뻤다. 그분들께서 작물을 사기 위해 ‘돋아남’ SNS도 계속 보고 있다고 말씀해 주시고, ‘다음 작물도 꼭 사겠다.’, ‘너무 맛있어서 또 사러 왔다.’는 말을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 다음 계절 작물도 잘 해보자는 다짐도 된다. 

▶판매된 금액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돋아남’은 미래전문농업경영인 사업단에서 경제적인 부분으로 많이 지원받고 있다. 그래서 회원들이 개인적인 사비를 이용할 일이 없었고, 처음에 동아리를 만들 때부터 필요한 지출을 제외한 수익금 모두를 기부하기로 회원들 전원과 약속했다. 동아리원 모두가 농업 관련된 공부를 하고, 저희가 재배하는 작물들도 식품에 포함되다 보니 기부단체 선정도 무료 급식 관련 자선단체로 빠르게 정했던 것 같다. 지금은 수익금을 전부 모으고 있고, 2학기에 가을 작물 판매 후 한 번에 다 기부할 생각이다. 정확한 기부방식은 동아리원들과 토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 동아리 활동 중 힘든 적은 없었는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모기다. 아무리 모기 기피제를 뿌리고, 긴 옷이나 두꺼운 옷을 입어도 집에 가면 온몸에 가렵지 않은 곳이 없어서 너무 괴로웠다. 산모기라고 하기엔 너무 독해서, 물리면 다리 전체가 달아오를 만큼 아팠다. 또, 뽑아도 뽑아도 무성해지는 잡초들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비닐 멀칭이라고 밭고랑에 비닐을 깔고 그 위에 모종을 심으면 잡초가 번식하는 것을 막아주는 방법이 있는데, 환경을 위해 비닐 멀칭을 하지 않았더니 잡초가 정말 잘 자라더라. 하루 날 잡고 동아리 회원들 모두가 잡초를 제거해도 비가 오고 나면 전보다 더 무성하게 자라있어서, 잡초 관리가 까다로웠다. 다음에는 비닐이 아닌 다른 친환경적인 멀칭법이 있나 찾아보고 이용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얻은 경험이 있는지
모든 사람이 똑같을 수 없듯, 같은 과일, 채소라도 키우는 방법, 물의 양, 비료 종류, 피해를 주는 병충해 등 다 다르다. 그래서 작물 하나하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고, 애정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판매할 때는 생각보다 많은 소비자가 친환경, 유기농 작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의 농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가볍게나마 알 수 있었고, 소비자를 직접 만나며 얻은 경험으로 ‘돋아남’이 어떻게 진행되면 좋을지를 더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간단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작물을 추천한다면
상추나 비타민 같은 엽채류를 추천한다. 엽채류는 차지하는 자리도 적고, 자라는 속도가 빨라 집에서도 쉽게 키울 수 있다. 물도 흙이 마를 때 주면 되기 때문에 까다롭지도 않다. 엽채류는 한 번 수확하면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파리가 나기 때문에 여러 번 수확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어 작물재배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시도해보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돋아남’이 다가오는 2학기를 위해 신입 부원을 모집 중이다. 올 연말 딸기 농사를 위한 스마트팜이 완공됨과 동시에 2개 부서로 나눠질 예정이다. 딸기만 중점적으로 공부하는 딸기부와 딸기 외 작물을 공부하는 작물부로 구성되며, 중복 신청이 가능하다. 또한, 한 학기 이상 활동한 학생들은 일반학점 2학점 (최대 4학점)을 인정받는다. 제주대학교 학우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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