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제주의 첫 자연휴식년제 시범 도입
오름 찾는 관광객 증가하면서 식생 훼손 심각
자연환경보전 이용시설 사업 지속적 추진

>> 자연 보존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도의 노력

구좌읍에 위치한 용눈이오름
용눈이오름에 설치된 출입제한 안내판

 

제주도는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의 자연은 날이 갈수록 병들어가고 있다. 관광객들이 무단투기하고 간 쓰레기들은 스스로 분해되지 못하고 자연 속에서 썩어간다. 또한 제주도의 오름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자연의 황폐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자연을 즐기는 대상에서 보호하고 지켜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도자체에서는 오름의 자연휴식년제 등 다양한 자연 보호 활동을 계획하고 수립하고 있다.

◇자연휴식년제란

자연휴식년제란 오염상태가 심각하거나 황폐화가 우려되는 국공립공원 또는 잦은 이용으로 훼손이 심한 자연환경,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희귀 동식물 서식지에 대해 일정 기간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제도다.

자연공원법 제36조 2에 ‘공원관리청은 공원자원의 보호, 육성, 훼손된 자연의 회복, 이용자의 안전 기타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공원구역 및 공원보호구역 중 일정 지역을 지정해 일정 기간 그 지역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자연휴식년제로 지정된 자연환경에 무단으로 출입할 경우 「자연환경보전법」 제66조 제2항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예외적으로 △군사목적 상 필요한 행위를 하고자 출입하는 행위 △토지를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자로서 출입제한의 목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영농행위 등을 출입하는 경우 △학술조사, 연구 등을 위해 출입하는 경우 △천재지변 또는 재해가 발생해 긴급한 조치를 하거나 원상복구에 필요한 조치를 위해 출입하는 경우 △공무수행을 위해 출입하는 경우 △도지사가 인정하는 각종 행사를 위해 출입하는 경우 △그 밖에 위 사항에 준하는 경우에는 출입이 가능하다.

1991년 1월부터 1993년 12월까지 3년간 전국적으로 14개 공원 30개소에서 등산로를 대상으로 처음 시행됐다. 자연휴식년제 시행 후 대부분의 구간에서 토양이 부드러워져 지피식물이 자라고 식생이 회복되는 등 시행 효과가 높게 나타났다.

◇제주의 자연휴식년제 실시

2008년 제주특별자치도는 자연휴식년제의 시범 시행을 위해 도민 1200명을 대상으로 ‘자연휴식년제 도입 오름 선정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 물찻오름, 노꼬메오름, 다랑쉬오름, 거문오름, 용눈이오름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설문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제주의 오름에도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됐다. 자연환경이 훼손된 오름에 대해 식생 복원을 결정한 것이다. 자연휴식년제를 통해 오름의 지속 가능한 보존과 이용을 기대했다. 

선정된 물찻오름과 도너리오름은 한 차례의 출입제한으로 회복이 불가해 기간을 늘려 현재까지도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휴식이 필요한 제주의 오름

현재 자연휴식년제에 들어간 오름은 총 6개의 오름으로 △물찻오름(조천읍 교래리 산 137-1, 남원읍 수망리 산 203, 표선면 가시리 산 158) △도너리오름(한림읍 금악리 산 57, 안덕면 동광리 산 90-1) △송악산 정상부 및 탐방로(대정읍 상모리 산2번지 일원) △문석이오름(구좌읍 송당리 산 234) △백약이오름(표선면 성읍리 산1번지 일원) △용눈이오름(구좌읍 종달리 산28번지 일원)이다. 

용눈이오름과 백약이오름은 각종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오름 중 하나이다. 탐방객들의 잦은 발길에 오름의 탐방로는 훼손돼 주변의 풀들은 사라지고 암반이 드러났다. 이처럼 자연휴식년제가 도입된 오름들은 식생이 파괴되고 원형의 훼손이 심각한 상태이다.

물찻오름은 11차, 도너리오름은 9차 연장돼 모두 2021년 12월 31일까지 출입이 제한된다. 문석이오름은 2021년 12월 31일까지, 용눈이오름은 2023년 1월 31일까지 출입이 제한된다. 송악산 정상부 및 탐방로와 백약이오름은 2022년 7월 31일까지 출입을 제한한다.

자연휴식년제로 선정된 오름들은 전면 출입이 통제되며 입목벌채, 취사ㆍ야영의 행위가 제한된다. 식생복원에 따라 자연휴식년제의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 

◇자연휴식년제 오름의 선정

현재 자연휴식년제로 지정된 오름들은 식생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 각 오름별로 회복 정도에 따라 기간이 연장·단축되기도 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한 번에 회복되기 어렵다고 판단된 오름은 출입통제 기간을 연장한다. 송악산 정상부의 일부 탐방로는 식생이 회복돼 8월 15일부터 일부 구간을 개방했다. 

오름 별로 자연휴식년제의 해지와 연장은 12월 말에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정책위원회가 안건으로 세워 여부를 결정한다.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새별오름 금악오름(금오름)은 자연휴식년제 지정 오름에 대해 검토 중이다. 선정 여부는 자연휴식년제 해지와 연장 안건과 함께 12월 말에 결정될 예정이다.

◇제주도의 자연 보존을 위한 노력

제주도청과 행정시 오름 관리부서에서는 자연훼손 방지를 위해 오름 식생복원사업과 탐방로 정비사업 등 자연환경보전 이용시설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환경자산의 가치를 증대시키고 지속 가능한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제주지역의 생태관광 자원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한라산을 보존하기 위한 제도도 도입됐다. 2021년 1월 1일부터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예약제가 재운영됐다. 한라산 탐방예약제는 코로나 19로부터 탐방객의 안전을 확보하고, 적정 탐방객 수용으로 지속 가능한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도입됐다. 한라산 종 다양성의 증가와 소나무림보호 등 천연자연자원의 보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환경보전국 환경정책과 변경준 주무관은 “자연휴식년제 오름에 대한 환경단체의 지속적인 식생 모니터링과 행정에서의 식생복원 사업 추진으로 훼손된 오름의 식생회복이 안정화돼 오름의 지속 가능한 보전과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번 훼손된 자연을 원상태로 되돌리기까지 많은 시간과 예산이 수반된다”며 “도민과 관광객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와 지정된 탐방로 이용 등 환경보호에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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