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주

편집국장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에브리타임’을 사용해봤을 것이다. 대학생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1위에 빛나는 에브리타임은 대학 생활에 있어 학생들에게 여러 방면으로 편리함을 제공한다. 

학교인증의 단계를 거침으로써 외부인이 차단되고, 시간표, 강의평가, 시험정보 열람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에브리타임은 정보제공과 소통에 있어 좋은 창구기능도 한다. 학생자치기구뿐만 아니라 동아리나 서포터즈 등의 다양한 단체들이 에브리타임을 통해 홍보를 실시하고, 정보를 제공한다. 코로나 19로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 익명의 힘을 빌려 친구를 사귀거나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익명의 특수성이 바르지 못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최근 에브리타임은 점점 혐오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캠퍼스 간 불화를 부추기거나 특정 학과의 비하, 성별 간 혐오 발언 등 지속적인 혐오 표현과 서슴없는 비난의 글이 게재된다.

글의 삭제가 쉬워 익명이 아니었다면 책임질 수 없을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는 가십거리로 즐기기 좋겠지만 루머나 거짓 정보가 떠돌아 혼란을 불러와도 그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 말은 곧 그 글의 주인공이 당신이 될 수도 있는 말이다.

에브리타임에서 신고가 누적된 게시물에 한해 삭제 조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게시물이 내려지기까지 고통받는 글의 주인공을 생각해야한다. 그가 겪을 아픔은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에브리타임에 게재된 글 중 추천 수를 많이 받으면 ‘핫게시판’에 오른다. 핫게시판에 오르는 글들이 모두 정확한 정보는 아니다. 

유머 글이 올라오거나 경중 없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는 핫게시판에 오른 글이 모든 학생의 의견을 대표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에브리타임에서 글을 읽을 때도, 작성할 때도 한 번 더 생각을 거쳐야 한다. 

에브리타임에 게재된 글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개제된 글들은 재미와 올바른 정보를 제공은 학교생활의 질을 높여준다. 

하지만 개제된 글이 정확한 정보인지, 무의식 속에 내 생각을 변화시키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작성할 때도 나의 글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익명이 아닌 현실에서도 이야기할 수 있는지, 여론을 선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재미를 주기도 하는 에브리타임이지만 나에게 어떤 역할로 작용하는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글은 누구나 가볍게 쓸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진 않는지 생각하며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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