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 탐라문화제에서 공연이 열리고 있다.

제주의 전통과 역사를 알리는 제주 유일의 전통문화축제인 탐라문화제가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됐다. 올해는 탐라문화제가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더욱 뜻깊은 행사들이 국내·외로 펼쳐졌다. 

지난 탐라문화제는 제주의 무궁한 역사와 전통을 전달하고 제주도민의 삶을 아울렸다. 제주도 특유의 지방예술문화의 개발과 향상을 목표로 시작된 제주예술제는 더 나아가 제주도를 대표하는 전통 축제인 탐라문화제로 거듭났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60주년를 맞이하는 탐라문화제는 전통문화의 흐름을 이으면서도 SNS 등을 활용해 젊은 세대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이번 탐라문화제는 ‘탐라인의 삶, 제주문화중흥’을 주제로 예술문화축제, 청소년문화행사, 민속예술축제 등 제주도민이 즐길 거리를 다양하게 마련했다. 행사 슬로건은 ‘와랑차랑 천년탐라 이여싸나 제주미래’로 천 년 역사의 탐라가 찬란하게 밝혀지고 힘차게 제주의 미래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코로나19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탐라문화제는 코로나 극복 희망메시지를 담고 있어 코로나19로 지친 제주도민에게 소소한 위로를 전했다. 오프라인 행사는 제주아트센터, 서귀포예술의 전당, 한라아트홀, 탑동해변공연장 등에서 관람할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동시 관람 가능하다. 

지난 6일 탐라문화제의 시작을 알리며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개막 행사는 진행 요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전면 취소됐다. 이로 인해 대면 예정이었던 행사는 취소됐으며, 해변공연장과 서귀포예술의전당 행사는 무관중, 비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확진자가 나온 제주아트센트는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을 시 7일부터 예정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른 공연장은 추가 방역을 실시하고 출연진 대상 자가진단키트 검사 후 공연을 추진했다. 

◇동서양의 조화, 영혼의 카덴자 음악이 울려

탐라문화제는 6일 개막에 앞서 지난달 30일 특별 초청공연인 ‘영혼을 위한 카덴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사전 공연을 펼치며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영혼을 위한 카덴자’는 제주프라임필하모니오케스타라와 제주오페라연구서 합창단의 합동 공연으로 제주아트센터에서 개최됐다. 공연은 원영성 지휘자 주도하에 사물놀이 창시자인 김덕수와 앙상블 시나위도 함께 참여해 더욱 풍성한 인원으로 구성됐다. 

카덴자는 카덴차의 비표준어로 악곡이나 악장이 끝나기 직전에 독주자나 독창가가 연주하는 기교적이고 화려한 부분을 말한다. 이번 공연은 중간중간 연주자가 자신의 기량을 드러내는 즉흥 연주 구간이 포함되면서 카덴자의 의미를 더욱 잘 드러났다. 

‘영혼을 위한 카덴자’는 퓨전국악과 즉흥 음악을 합친 공연으로 ‘성산의 달빛’, ‘탐라랩소디’, ‘영혼을 위한 카덴자’과 같이 제주를 테마로 하는 창작곡을 발표해 탐라문화제의 의미를 뜻깊게 전달했다. ‘성산의 달빛’은 끓어오르는 바닷물과 화산분출을 연상시키는 악기들의 다채로운 움직임으로 구성돼 끊임없이 악기들이 흐트러지며 즉흥으로 연주가 풀어졌다. ‘탐라랩소디’는 바닷가에서 이뤄지는 굿당단과 무가를 바탕으로 탐라의 문화와 기상을 담은 연주로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연주된 영혼을 위한 카덴자는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관람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앙상블 시나위는 이번 공연이 제주만의 전통과 역사를 이 시대의 음악 언어로 재해석해 풀어본 공연인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공연 참가자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자랑스러운 문화, 아픈 역사까지 다루며 음악으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공연이 됐다”고 전했다. 

◇서귀포에서도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지난 6일과 7일 서귀포 예술의전당에서는 서귀포 시민들 또한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6일에는 제라진소년소녀합창단, 늦은 오후, 이수람 등의 공연이 이어졌으며 7일에는 다온무용단, 서귀포문화원 민속보전예술단 등이 참가해 관객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했다. 

제라진소년소녀합창단은 제주어로 이뤄진 노래를 중심으로 합창을 선보였다. 사라져가는 제주어의 보전과 미래를 위한 의미를 담고 있어 관객들에게 더욱 뜻깊은 무대로 다가섰다. 합창단의 공연을 통해 제주어를 지켜나가는 노력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탐라문화제의 취지가 드러났다. 

서귀포문화원 민속보전 예술단은 지역 고유 문화 보전 및 전승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대외적으로 펼쳐나가는 단체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속에서도 방역지침을 따르며 고된 연습과정을 거쳐 한 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성산포 바다에 태풍이 불어닥쳤을 때 그 당시 해녀들의 삶을 표현한 공연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공연 당사자들은 성산포 바다의 소용돌이를 해녀복의 움직임 등을 통해 표현하려는 등 다양한 시도를 보여 탐라문화제의 기상을 더욱더 높였다. 

◇올해 처음으로 해상퍼레이드 시도돼

제주항 어선부부에서 용담포구 구간에서 벌어지는 해상퍼레이드는 올해 처음으로 시도되는 프로그램으로 탐라문화제의 새로운 모습을 엿볼 기회를 마련했다. 해상퍼레이드는 9일 7시부터 진행됐다. 행사는 제주 신화를 주제로 조형물을 활용해 배를 장식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배에는 제주 사면을 둘러싼 바다 위로 영등할망, 설문대할망, 자청비의 이야기가 깃들었다. 영등할망은 바다에 생명의 씨앗을 뿌리며 바람을 관장하는 신이며, 설문대할망은 흙을 날라 제주를 만든 창조의 신, 자청비는 지상에 곡석의 씨앗을 가지고 온 농경신으로 제주의 발전에 도모한 전설들을 위주로 배를 꾸며 탐라문화제의 의의를 만족했다. 

김효리(독일학과 2)씨는 “이번 탐라문화제가 제주의 고유한 전통을 다양한 행사들로 표현하고 그것을 직접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서 더욱 뜻깊고 좋았다”며 탐라문화제를 통해 배움의 자세를 키울 수 있어 뜻깊은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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