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질소순환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 하기 위한 미생물의 생리적 특성 분석

정만영

생명교육전공 교수

생태학적 질소순환 (Nitrogen Cycle) 메커니즘? 이라고 하면 아마 일반인들에게는, 심지어 미생물을 연구하는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연구자들에게 조차도 비인기 분야라고 생각될 수 있다.

실제로도 대한민국에서 미생물에 의한 질소순환 메커니즘의 생태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가 겨우 손에 꼽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생태계를 구성하는 물질 중 질소(Nitrogen)는 탄소, 황과 더불어 지구상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 물질 중 하나이고, 대기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모든 생명체의 필수 구성성분 물질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이미 많은 분들이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 또한 질소순환 과정 중 발생되는 질소 가스 물질(N2O, NO)들은 지구의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대기 가스물질인 이산화탄소(CO2), 메탄(CH4)과 더불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 하에 제어되는 주요 온실가스이다.

이는 N2O가스가 대기 중에서 100년 이상을 머무르며, 이산화탄소에 비해 약 300배의 온실효과지수를 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N2O가스는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에 농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21세기의 대표적인 오존층 파괴 가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온실가스 물질은 생태계 미생물의 활성으로 대부분 발생된다는 것이 알려져 왔다. 하지만 생태계 질소 순환과정이 가장 기초적인 지구물질순환 메커니즘 중 하나이고, 생태계 환경 변화에 큰 중요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생명 현상과 바로 직결돼 있다고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태학적으로 어떻게 질소순환이 시작돼 어떠한 생리적인 반응으로 이 메커니즘이 수행되는가?” 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수행된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인간의 생명 현상과 직접 관계 있는 하수처리과정 중 호기성 생물학적 질소처리 [질산화(nitrification)] 과정에서 미생물의 생리생화학적 반응에 초점을 뒀다.

대부분의 하수처리장에서 암모니아 산화 고세균(Ammonia-Oxidizing Archaea)의 성장이 저해되며 암모니아산화 세균(Ammonia-Oxidizing Bacteria)만이 우점 해 생물학적 질소처리를 담당하고 있는 현상을 해결해 보다 효율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질소처리 공정의 개발을 도모하려 했다.

이는 하수처리장에서 고세균의 성장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구리(Cu)의 농도, 즉 생물학적으로 이용가능한(Bio-available) 형태의 구리가 폐수 처리 시스템 내에서 다른 유기물과 강한 결합(chelation)을 형성해 고세균이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문제를 확인해 구리의 추가 및 유기물의 제거를 통해 고세균의 활성을 재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착안해 하수 처리 시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생태 및 엔지니어링 시설에서도 적용 가능한 고차원적인 환경오염정화 시스템 개발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후속연구로 진행된 최근 연구에서는 미생물의 환경내 실제 질산화 활성을 kinetics 분석을 통해 비교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토양 지표수의 부영양화 및 지하수 오염의 주 원인이 인류 활동 중 무분별한 질소 화합물(대표적으로 질소비료)의 사용으로부터 질산화 미생물의 활성으로 유래됨에도 불구하고 환경 생태내의 질산화 미생물의 실제 정확한 활성(affinity)은 밝혀지지 않은 점을 착안, 이번 연구가 진행됐다.

본 실험에서 크기가 작은 미생물들은 대부분 표면적 대비 부피(surface area/volume ratio)가 작은 미생물로 빈영양의 환경에 서식하기에 유리하도록 적은 양의 기질을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활성이 높은 반면, 크기가 큰 미생물은 표면적 대비 부피가 커서 많은 양의 기질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영양분이 풍부한 부영양 환경에 서식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대부분 해양 환경에 존대하는 미생물의 경우 육상환경보다 낮은 기질 농도에 적응하기 위해 표면적 대비 부피의 크기가 큰 전략을 취하고 그 반대로 육상 환경에서는 많은 기질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실제 세포의 크기는 커지는 반면 표면적 대비 부피의 크기가 작은 전략을 취한다.

하지만 질산화 미생물의 질산화에 대한 실제 기질 친화도 (affinity)는 이러한 기초적인 생태학의 법칙을 고려하지 않고 질산화 미생물의 그룹에 따라 결정된다고 알려져 왔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질산화 미생물들이 기존에 알려진 정설대로 각기 미생물의 생물학적 도메인(Domain)에 따라 활성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도메인의 그룹 이더라도 생태적 특성 (특히 형태학적 특성)에 따라 활성이 정해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에서는 형태적인 특성에 따른 기질 친화도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온도, pH 등 환경 지표에 대한 관계도 분석됐는데, 확인 결과 미생물이 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온도 및 pH는 기질 친화도와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우리가 미생물의 성장을 확인할 때 최적의 성장 조건이 기질에 대한 최적의 친화도를 나타내는 조건이 아닐 수도 있다는 중요한 사실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남극 해양에 서식하는 미생물처럼 온도가 낮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미생물을 실험실 조건에서 높은 온도에 배양하면 원래 적응해 성장했던 낮은 온도 조건에서 보다 성장이 더 빨라 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질의 소비속도 역시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기질 친화도는 다른 개념의 이야기이다. 미생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이 가장 잘 적응된 조건에서 기질 친화도가 가장 최적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환경 중에 미생물의 성장과 기질의 친화도를 생각할 때는 언제나 차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또다른 중요한 점이다. 

또한 암모니아 산화 미생물의 정확한 산화 메커니즘에 극성인 암모니아(NH3) 또는 이온형태의 암모니아(NH4+)중 어느 기질이 실제로 이용되는 지를 기질이용에 따른 기질친화도의 안정성을 확인한 결과 암모니아 산화 세균, 고세균 그리고 최근 존재가 알려진 완전암모니아 산화 세균(Comammox)이 전부 암모니아(NH3) 형태의 암모니아를 이용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암모니아를 산화하는 미생물들이 암모니아를 산화하는 정확한 기작이 알려지지 않아 그들의 생리적 특성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생태계 내에서 생태적 지위 및 기질 경쟁 관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점을 착안해 진행된 연구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환경미생물의 심도 있는 특성 규명을 통해 지구 환경 문제와 더불어 지역적인 환경 이슈(질산화 제어를 통한 토양 질소 비료의 효율 증진, 표층수계에 질산 유입에 의한 부영양화, 지하수 질산/아질산 오염 방지)에 대처하기 위한 환경 친화적 생태 관리 방안 마련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무분별한 개발과 인간활동으로 인해 가속화되는 생태계 환경 변화(지구온난화, 토양 및 해양 산성화, 미세먼지 및 대기오염 등)에 해결책을 마련 하기위해 미생물의 생지화학적(Biogeochemical), 생리(physiological) 및 지구생태학적(ecological) 기능 및 특성 변화를 확인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연구 계획도 수립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암모니아 산화 고세균(AOA), 세균(AOB), 완전암모니아 산화 세균(Comammox) 대표 종들의 실제 기질활성도(affinity) 확인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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