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거주지 인근에 설립, 2002년 개관
삼성가 기증 받아 ‘70년 만의 서귀포 귀환’ 개최
세계적인 작가미술관 되도록 기틀 마련할 예정

>> 70년 만에 이중섭이 서귀포에 옵니다

이중섭의 "섶섬이 보이는 풍경
서귀포시 서귀동에 위치한 이중섭 미술관

 

 

◇이중섭의 생애

이중섭은 1916년 평남 평원군에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오산 고등 보통학교에서 도화 교사인 임용련으로부터 미술 지도를 받다 1937년 일본 동경 문화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문화학원 재학 중 제2회 자유 미술가 협회 공모전에 응모해 입선했으며, 1943년 제7회 미술창작가협회에 출품해 태양상을 수상해 원산으로 귀국했다.

1945년 문화학원 시절 교제하던 야마모토 마사코(山本方子)와 결혼을 올렸다. 이중섭은 그에게 ‘이남덕(李南德)’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1948년에 아들 태현(泰賢)이, 1949년에는 차남 태성(泰成)이 태어났다.

이중섭은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부인과 두 아들을 데리고 제주도로 피난 왔다. 그는 약 1년간 서귀포에 거주하면서 ‘섶섬이 보이는 풍경’, ‘서귀포의 환상’ 등의 작품을 남겼다. 1952년 부인과 두 아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내고 부두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주변에서 마련해준 선원증으로 1953년 일본에 가 가족들과 극적으로 상봉했으나 일주일 만에 귀국했다.

이후 1955년 서울 미도파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몇 작품이 팔렸으나 수금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가족을 만나러 가려던 꿈은 수포가 됐다. 1956년 거식증 증세가 나타났고 영양부족과 간장염으로 9월 6일 서대문 적십자병원 무료병동에서 지켜보는 사람 없이 만40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이중섭은 ‘한국의 국민화가’, ‘비운의 천재화가’로 알려져 있다. 야수파적인 강렬한 색감과 힘찬 선묘 위주의 독특한 조형은 서구적인 방법을 차용했지만, 주제에서는 향토성이 강하게 묻어난다. 이런 이중섭의 예술세계는 그림으로 생계를 이어가고자 했던 그의 삶에서 비롯된다. 그가 일정한 거처 없이 전국을 떠돌며 제작한 작품들은 1970년대에 이르러서야 새롭게 평가를 받았다.

◇이중섭 미술관의 개관

서귀포시 서귀동에 위치한 이중섭 미술관은 공원을 포함한 대지 면적이 5,700m²인 지상 2층 건물이다. 1층 상시 전시실은 이중섭 작품과 이중섭 관련 각종 서적 및 자료를 전시하고, 2층 기획전시실은 소장품전과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중섭 미술관은 주말마다 작가의 산책길 탐방, 아트마켓, 거리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섭 미술관의 설립은 1995년 미술의 해를 기념해 문화체육부가 ‘이중섭 거주지 기념 표석’을 세운 것에서 시작됐다. 이듬해 서귀포시지명위원회가 ‘이중섭 거리’ 지정 심의를 결정하고 이중섭이 거주했던 거주지에 접한 도로 남쪽 360m를 이중섭 거리로 지정했다.

그후 1997년 이중섭 거주지 복원 작업을 진행해 남북 전쟁 당시 이중섭과 그의 가족이 살던 생가의 모습을 재현했다. 초가 마당 남쪽을 마련된. 전시실은 이중섭의 호를 따 ‘대향 전시실’로 이름 붙였다. 이후 가나이트 갤러리에서 ‘섶섬이 보이는 풍경’ 외 다섯 점과 복제본 스무 점을 전시했으며, 조선일보사의 후원으로 이중섭 41주기 기일에 이중섭 거리 지정 및 거주지 복원, 대향 전시실 개관 기념식을 실시했다.

2002년에 이중섭 거주지 인근에 이중섭 전시관을 개관했다. 개관 후 약 1년 동안 이중섭 전시관의 개관을 기념하는 ‘이중섭의 예술과 삶’ 전시를 진행했다.

이후 2종 미술관에서 1종 미술관으로 발전하며 가나이트 이호재 회장과 현대화랑 박명자 회장으로부터 이중섭 원화 작품을 포함한 우리나라 대표 화가 작품 100여 점을 기증받았다.

2016년에는 이중섭 탄생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를 개최했다. 이중섭 미술관과 국립 현대 미술관,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한 해당 전시는 국내 작가 개인전 중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70년 만의 서귀포 귀향’ 특별전 개최

올해 4월, 이중섭 미술관은 고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삼성가의 사회 환원으로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이중섭의 작품 12점을 기증받았다. 이번 기증 작품들에는 이중섭의 짧은 생애에서 피난 이후 가족과 함께했던 서귀포 시절의 추억이 담겨있다. 

삼성가가 기증한 이중섭의 작품으로는 ‘섶섬이 보이는 풍경’, ‘해변의 가족’, ‘게와 아이들’ 등이 있다. 특히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1951년 이중섭이 한국 전쟁으로 가족을 데리고 서귀포로 피난 왔을 때 그린 작품이다. 전쟁의 참화를 겪었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로운 서귀포 마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중섭 미술관은 삼성가로부터 기증받은 ‘이건희 컬렉션’ 중 이중섭 유화 6점과 수채화 1점, 은지화 2점, 엽서화 3점 등 연화 12점을 공개하는 ‘70년 만의 서귀포 귀향’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해당 특별전은 2022년 3월 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무료로 관람 가능하나 코로나 거리두기를 위해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사전 예약 후 관람해야 한다.

◇이중섭 미술 발전을 위한 서귀포시의 노력

서귀포시와 조선일보사는 1997년 거주지 복원 기념 이중섭 세미나를 개최해 이중섭의 넋과 예술혼을 기렸다. 세미나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시인 구상, 조병화 예술원 회장, 작곡가 김동진 등 문화예술계의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서귀포시와 조선일보사는 이중섭의 불우했던 예술세계를 조명하고 우리나라 미술 발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장으로 ‘이중섭과 서귀포’ 세미나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또한, 1996년 전국에서 최초로 화가 이름을 거리명으로 정한 이중섭 거리와 1997년에 복원된 이중섭 거주지, 2004년에 1종 전문미술관으로 등록된 이중섭 미술관을 연계해 매년 9~10월경에 약 4일간 이중섭의 예술성을 고양하고 지역문화와 예술의 진흥을 도모하는 이중섭 예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9월 23~24일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10월 16~17일에 걸쳐 진행된다. 이중섭 예술제는 1998년에 처음 개최됐으며, 예술제 기간 동안 학생 미술 실기 대회, 풍물놀이, 관악연주 등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열린다.

서귀포시는 이중섭을 문화도시의 중점 문화 자산으로 인식하고 이중섭 원화 작품 확보에 주력해왔으나 미술관 예산으로는 작품 구입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삼성가의 작품 기증을 계기로 중섭 원화 확보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에 더해 미술관 시설을 확충해 미술관 개관 20주년을 맞는 2022년을 새로운 미술관 탄생의 원년으로 삼아 이중섭 미술관이 세계적인 작가미술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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