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이해하려는 태도와 노력 필요해
원도심을 도시와 건축의 시각으로 바라봐
제주도 개발사 연구 계획 중

>> 슬기로운 교수생활 <1> 김태일 건축학전공 교수

제주원도심으로 떠나는 건축기행

현시대의 제주는 무분별한 건설과 개발로 인해 과거 사람들의 발자취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우리는 이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연구해 나가야 한다.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한 가지 측면은 제주대학교의 교수로 활동하면서 지역학에 관해 연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이에 대해 의무감을 느꼈다. 또 다른 측면은 건축 분야에서 여러 연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원도심 분야에 관한 연구가 많지 않은 현실이 안타까웠다. 이러한 측면에서 제주의 원도심을 도시와 건축이라는 시각에서 정리하고 집필하게 됐다.

▶왜 원도심인가.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공간은 원도심이다. 제주인들의 정신이 가장 잘 담겨있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원도심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곳에는 4ㆍ3이나 한국전쟁과 같은 오랜 역사 이야기가 담겨있다. 누구나 원도심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려야 한다고 말로는 하지만 그 부분들이 잘 정리되지 않아 행동으로 실천할 필요가 있다. 원도심은 새로운 건축과 도시라는 시각으로 이해하려는 하나의 노력이자 결과물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원도심은.

아무래도 골목길(옛길)이다. 골목길은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와 의미가 다르며 사람 중심의 길이기에 인간적인 따스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골목길에는 옛날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같이 현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각 집에 관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 이것은 이후에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치가 높다. 골목길에 제주 원도심의 많은 역사가 남아있기에 가장 기억에 남으며,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왔다.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원도심 건축 기행 코스를 추천한다면.

원도심의 배경에 대해 알고 있다면 코스를 짜기 좋지만, 정보가 부족하다면 막막할 수 있다. 의문점을 가지고 지도를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스쳐 지나가는 길에 불과하다. 동문에는 동문 시장이 있고, 서문에는 서문시장이 있는 것을 통해 시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잦은 출입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은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안과 밖이 연결되는 경계의 공간이다. 따라서 원도심 기행을 통해 역사를 느끼고자 한다면 시장과 문을 중심으로 기행을 떠나는 것을 추천한다.

▶원도심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책을 내는 것처럼 원도심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가치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문화 강좌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고, 개발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들이 생길 것을 기대한다. 

▶집필하고 싶은 다른 건축 분야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제주도가 어떻게 개발됐는가를 다루는 제주도 개발사에 관심이 있다. 추가로 제주의 중산간 개발사도 분석하고 들여다보고 있다. 중산간에는 어떠한 개발이 이루어졌는지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여기서 오는 문제점이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 기획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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