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예원 기자

비싼 옷, 비싼 차, 비싼 악세서리 최근 유행하는 SNS를 보다 보면 자신의 소비를 과시하는 듯한 게시물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른바 ‘플렉스’ 문화라고도 하는 과시 소비문화는 소위 ‘MZ 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MZ’ 세대란 현재 20, 30대를 가리키는 용어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즉,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주를 이루는 이 MZ세대에서 남들과 다른 이색문화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플렉스’ 문화도 그중 하나다. 

현재 MZ세대는 이런 소비형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자신이 번 돈으로 자기만족을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는 반응이다. 실제 MZ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서 긍정적 반응이 50%를 넘었으며, 긍정적인 이유는 자기만족, 스트레스 해소, 남들의 시선에서 동경이 느껴짐, 멋있음 등과 같았다.

하지만, 이러한 MZ세대의 ‘플렉스’ 문화가 단지 자기만족에 머무는 것이 아닌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어 마냥 긍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플렉스’가 ‘과시하다’, ‘자랑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만큼, ‘플렉스 소비’는 자신들의 사치성 소비를 과시하는 것으로 변질되고 있다. 더 비싼 것, 더 가치 있는 것, 더 이름값이 나가는 것을 소비하면 소비할수록 남들의 관심을 받기에 높은 계급의 상품을 선호한다. 고가의 명품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취향의 계급화를 논한 부르디외의 상징적 폭력과도 결을 같이하고 있다. 사회학자인 부르디외는 취향은 계급에 의해 서열화가 가능하며 대중들이 선호하는 명품 취향은 피지배 계급으로 하여금 지배적 가치를 정당화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상징적 폭력이라 주장했다.

피지배 계급은 조금 더 고가의 상품과 취향을 자신이 누리며 마치 자신이 지배계급에 해당한 것과 같은 기분을 누리게 하며 폭력에 종속된다. 이는 단지 고급 명품을 소비한 자에게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적인 틀에서 본다면 고급 명품을 소지하지 못한 자, 즉 소외된 자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고급 명품을 소비한 후 이를 과시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모방 소비로도 연결돼 결국 고급물품의 하향 평준화로 모두가 당연한 듯 지니는 물건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모두’가 지녔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자신도 그것을 사야한다는 강박으로 이어져 자신의 처지에 맞지 않는 과소비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플렉스 소비가 자신의 돈으로 샀기에 괜찮다는 근거는 이제 변명일 뿐이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플렉스 소비가 본인을 현혹시키지는 않는지, 본인은 올바른 소비를 하고 있는지  자신의 소비 행태를 돌아볼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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