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 총학생회와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 주최
제주 환경을 걱정하는 재학생 20여 명 참여
토론후 수립된 세 가지 정책 총장 후보에 전달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원탁회의 참가자들
원탁회의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제주대학교를 위한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가 10월 27일 학생회관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이번 원탁회의는 ‘어떻게 플라스틱까지 사랑하겠어? 음료를 사랑한 거지!’를 주제로 개최됐다. 제주 환경을 걱정하는 재학생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세 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사회는 양희주(제주청년사회자협동조합)씨가 맡았다.

물결 총학생회와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주최로 열린 원탁회의는 다양한 환경 관련 단체들의 도움을 받았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대학교 환경동아리 리어스 △제주도 기후위기 미래세대 네트워크 △제주녹색구매지원센터가 주관했으며 △자원순환사회연대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가 후원했다.

김희아(환경동아리 리아스) 회장은 원탁회의의 개회식에서 “1학기에 진행했던 일회용 플라스틱 관련 설문을 통해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학생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원탁회의에서 관련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제주대학교가 도내 최대 대학이자 국립대학으로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만큼, 이번 원탁회의를 첫걸음으로 제주대학교의 변화가 제주도 전체의 변화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탁회의는 총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강연으로,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의 저자인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이 진행했다. 그는 ‘일회용 플라스틱과 생활 쓰레기 문제’를 주제로 학생들에게 제주도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과 생활 쓰레기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강의했다.

홍수열 소장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실천법인 5R 실천법에 대해 설명했다. 5R은 Refuse(거절하기), Reduce(줄이기), Reuse(재사용하기), Recycle(재활용하기), Rot(썩히기)를 뜻한다. 각각 △필요 없는 물건은 공짜라도 거절하기 △플라스틱 사용량 줄이기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물건 재사용하기 △충분히 재사용한 것은 재활용 위해 분리배출하기 △썩는 제품을 사용해 자원 순환시키기를 의미한다.

홍수열 소장은 “작은 실천이 모여 환경을 바꿀 수 있다. 그린 워싱(Greenwashing, 친환경 위장술)기업의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편리만 생각하는, 유행에 휩쓸린 소비에서 벗어나 자기 주체적인 소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소비를 위해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소비의 방향과 속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부 순서인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에는 원탁회의 참가자들이 학교생활을 하며 느꼈던 일회용 플라스틱의 문제점에 대해 토의했다. 참가자들은 ‘음료를 담았던 플라스틱 용기가 버스 정류장이나 벤치에 버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제대로 된 분리수거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는 등의 의견을 공유했다. 플라스틱 음료 컵 용기나 뚜껑과 달리 플라스틱 빨대는 일반 쓰레기로 분리해야 하는데, 빨대고 컵과 함께 플라스틱으로 버려진다는 것이다. 

3부에서는 교내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해 토론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두 조로 나뉘어 정책을 수립했다. 토론에서는 ‘학내 카페에서 텀블러 사용 시 할인’, ‘학교 자체 텀블러 배부’ 등의 정책이 제안됐다. 정책 소개와 투표 진행 후 △기숙사 제로웨이스트 매장 설치 △교내 카페 일회용품 선택제 △교내 공유컵 사업 실시가  최종 선택됐다. 선정된 세 가지 정책은 총장 후보자들에게 전달됐다.

기숙사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폐기물 발생 방지) 매장 설치는 기숙사 거주 학생들을 위해 교내에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설치하자는 정책이다. 제로웨이스트 매장은 무포장ㆍ리필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가져온 다회용기에 제품을 담고 담은 용량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의 유휴공간을 활용한다면 매장을 설치하는 데 큰 부담이 필요하지 않아 선정됐다. 

교내 카페 일회용품 선택제는 학내 카페의 키오스크에 일회용품 제공 여부의 옵션을 추가하자는 방안이다. 교내 카페들이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고 있어 주문 과정에서 빨대, 컵 뚜껑, 컵홀더와 같은 일회용품의 제공을 원치 않아도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데서 착안됐다. 

 교내 공유컵 사업 실시는 학교의 구성원들이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도록 학교 차원에서 공용 텀블러를 제공하자는 정책이다. 지난 6월과 7월 제주대 구성원 153명을 대상으로 텀블러 이용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반영해 제안됐다. 조사 참가자 중 82%가 텀블러를 갖고 있음에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텀블러의 세척이 어렵고 휴대가 불편해 사용을 꺼린다는 응답이 많아 공유컵 사업이 제안됐다. 공유컵 사업은 보증금을 받고 텀블러를 대여해준 후 텀블러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변 카페뿐만 아니라 텀블러 수거와 세척을 위한 도내 공유컵 사업체들과의 협업 가능성도 제시됐다.

물결 총학생회는 10월 문화가 있는 달의 주제를 ‘환경’으로 정하고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슬기로운 마스크 버리기 챌린지 △슬기로운 분리수거 퀴즈 △플라스틱 없는 제주대학교를 위한 원탁회의를 진행했다. 각 행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올바른 배출 방법에 대해 안내했다. 더불어 물결 총학생회는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 교양강의동에 텀블러 자동 살균 세척기를 설치해 플라스틱 없는 제주대학교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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