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솔

철학과 3

벌써 다음 학기가 마지막 학기다. 대학교에 오면서 많은 일이 있었고 나름대로 잘 다닌 것 같다. 그러나 이제 막 코로나가 끝나가는 시기에 학교를 떠나야 하니 마음이 복잡하다. 필자가 1학년이었을 때 제주대학교를 마지막으로 다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학교는 비대면 강의를 진행했다. 대부분의 행사들은 사라졌다. 사람들과 모임을 가지기도 힘들었다. 같은 길을 걸어도 달마다 건물 속의 가게가 폐업하고 새로 들어왔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글은 싹 사라졌었다. 시청에 있는 옷가게에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었는데 그 작은 가게를 가득 채우는 면접 대기 줄이 생겼다.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좋은 일이 하나도 없었다. 

필자는 17학번이다. 그래도 같은 강의를 들으면 신입생들의 얼굴을 알게 되는데 이제 누가 같은 학과인지도 모르겠다. 학과 축제조차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상황이다. 이러니 자연스럽게 과거를 회상하고 그리워하며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대학교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의만 듣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처음으로 하는 타지 생활 속에서 알게 되는 지식이 있다.

사람과 함께 모여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그 속에서 생기는 여러 일이 있고 그 일을 겪으면서 해결하는 일이 점점 능숙해진다. 사람과 사귀면 타인의 생각을 알면서 자신의 세계도 커져간다. 그런데 코로나가 사회를 완전히 통제하면서 이런 부분에 한계가 생겼다. 

1학년을 보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 중 하나는 체육대회다. 사실 체육대회 이전까지 필자는 대학을 떠날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렇게 학교에 남아 공부를 끝내고 졸업을 코앞에 두고 있는 건 그 때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학부생과 교수님들이 함께 앉아서 응원하던 일. 가장 최고참 선배가 후배를 위해 고기를 구워주는 일. 그 모든 게 꽤 소중한 추억이 됐다. ‘나중에 나도 후배들을 위해 고기를 구워줘야지.’ 그리고 ‘나도 저렇게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었다. 나름 노력은 했지만 그래도 부족하다. 

이제 코로나 시국도 점점 끝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는 제주대학교가 필자의 1학년 때의 문화를 잃지 않았으면 한다.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