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도 인터넷 서점 운영해야
지속적으로 잠재적인 독자 양성 중요

>> 슬기로운 교수생활 <3> 신종락 독일학과 교수 

신종락

독일학과 교수

11월 11일에 출판과 서점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은 독일학과 신종락 교수를 만나 출판과 서점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출판과 서점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책이 많은 환경에서 자라 책에 막연한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독일에서 출판 관련 서적에서 일본의 활자가 한국의 활자보다 시기적으로 빠르다는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이것을 시정해야겠다는 생각에 출판과 활자 문화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우리나라가 금속활자, 직지를 만든 나라로써 출판의 종주국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사학위 주제로 ‘나치시기의 문학 출판’을 연구하며 우리나라 출판 현실도 보게 됐다. 유통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알고, 개선하고자 출판과 서점에 관한 이론과 실무공부를 했다. 

독일 출판 관련 직업전문학교에도 다녔다. 이를 통해 독일의 선진유통문화를 우리나라 출판계와 서점계에 소개하고 조언을 했다. 

▶독일 출판과 한국 출판의 차이는.

독일 출판 경우에는 출판계와 서점업계가 협업하고 상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렇지 않아, 서점의 이익이 줄어들고 있고 서점 폐업과 같은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다음으로 독일은 출판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종이책은 성장에 한계가 있어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전자책은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 서점뿐이다. 독일은 작은 서점들도 도매상을 통해 도서목록을 임대하고 서버를 구축해 인터넷 서점을 갖추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초대형서점 일부만 인터넷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독일은 지속해서 잠재적인 독자를 키우고 있다. 잠재적인 독자는 어린이들이다. 자기 전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여주지만, 독일은 부모가 책을 읽어준다.

▶가장 이상적인 서점은.

서점은 깨끗해야 하고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서점인은 책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책을 단순히 뽑아주는 것만이 아니라 책을 소개해주고 상담해줄 수 있는 지식을 갖춰야 한다. 또한 빠른 배송시스템과 같이 독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전시와 진열이 잘 돼 있는 서점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성인들에게는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서점이 가장 이상적인 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출판과 서점의 미래는.

독자와 출판 종사자의 손에 달려있다. 최근의 통계를 보면 1년에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성인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출판의 미래는 암울하다. 좋은 책을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책을 독자에게 알리고 독자가 읽도록 유도하는 것도 출판인과 서점인의 역할이다. 

현재 인터넷 서점을 운영하는 초대형 서점 이외에는 전자책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공동 도서목록과 서버를 구축해 지역서점도 인터넷 서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점을 커뮤니티 문화 공간으로 만들고 책 전시와 진열을 잘한다면 서점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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