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쯤이면 대학생들의 가장 큰 걱정은 진로문제일 것이다. 대학생활은 졸업해서 좋은 직장을 얻고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민의 연속선상에 있다. 연말이면 그 중압감은 더욱 크다.

졸업은 곧,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을 선언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그 막연한 두려움과 정해지지 않은 직업으로 인해 어느 누구에게도 죄책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의 삶에 있어 최우선 순위는 행복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고 부모세대도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온종일 도서관에 앉아 공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생으로서 누려야 할 낭만은 아랑곳 않고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과연 행복한가!보다 안정적 미래를 담보할 좋은 성적과 스펙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중고를 다니며 12년간 줄기차게 대학입시를 준비했다면 성인이 된 이젠 사랑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맘껏 사랑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연애는 어디서 시작할까? 필자는 말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사전적 의미로 연인(戀人)은 서로 연애하는 관계에 있는 두 사람. 또는 몹시 그리며 사랑하는 사람을 말한다. 사모할 ‘연(戀)’자를 잘 들여다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며 마음속에 있는 말들을 실(絲, 실사)을 엮듯이 끊임없이 하는 모양이다.

연인 관계는 친밀감에서 호감 단계를 거쳐 사랑의 순으로 번진다. 뉴욕 주립대학의 아서 아론 교수가 두 사람의 친밀감을 높이는 대화법에 관심을 갖고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둘씩 짝을 지은 후 45분간 대화를 하게 했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요즘 가장 재미있는 수업이 뭔가요?” 등 아주 가벼운 주제로 한 그룹보다 “지금까지의 삶에서 가장 감사한 게 뭔가요?” 등의 무거운 주제로 대화한 그룹의 대화 후 친밀도가 38%나 더 높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무거운 주제로 대화를 나눈 실험군의 35%가 따로 약속을 잡아 다시 만났고, 37%가 수업에서 옆자리에 앉았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결혼에 골인한 커플도 있다.

말은 중요하다. 꼰대인 50대 아빠가 옆집 아저씨보다 썰렁한 반응을 보이는 사춘기 딸과 대화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그것은 딸의 관심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이를테면 방탄소년단(BTS)이다. 퇴근 전에 딸이 좋아하는 BTS에 대한 뉴스와 정보를 읽고 귀가해 무심하듯 아이에게 ‘BTS 신곡 발표하드라’하고 말만 툭 던지면 대화는 시작될 것이다.

말은 사랑하는, 아직 사랑을 시작하려는 사람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언어 수단이다. 상대는 말 속에 담긴 자신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하고 대응한다(호감을 갖는다). 말이 이어지고 서로의 관심과 애정을 확인한다면 그 관계는 진전되고 더욱 돈독해진다. 그 믿음은 사랑으로 이어진다. 

연애할 상대가 없다면 자신을 사랑하라. ‘Love myself’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고 관심을 갖는다면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지 않을까. 겨울, 사랑하기에 얼마나 좋은 계절인가. 올 겨울엔 용기를 내서 누구든, 무엇이든 꼭 사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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