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이

컴퓨터공학전공 3

나는 소위 말하는 ‘칼답러’다. 카카오톡 알림음이 울리면 바로 어플로 들어가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한다. 종종 다른 일상 중에도 수시로 어플을 확인하며 나에게 온 중요한 메시지는 없는지 확인하곤 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카카오톡과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부쩍 많아졌다. ‘인스턴트 메신저’는 인터넷 같은 네트워크를 이용해 즉각적인 텍스트 통신을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카카오톡, 라인, 페이스북 메신저 등이 모두 인스턴트 메신저에 해당된다.인스턴트 메신저는 문자보다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고, 다양한 기능도 제공해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중요한 공지나 업무 전달도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힘들어졌다.

바로 이 점이 내 고민의 시작이다.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지만, 확인해 보기 전까지 중요도를 알 수 없는 탓에 수시로 카카오톡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시시 때때로 울리는 알림 탓에 집중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언제 중요한 내용을 놓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감까지 느끼곤 했다.

나는 인스턴트 메신저가 내 일상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사흘 동안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어서 휴대폰에 있는 어플만 삭제하고 하루에 두 번 시간을 정해 컴퓨터로 메시지 확인을 했다.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정말로 급하거나 중요한 일은 문자나 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어플을 삭제했다.

처음에는 여러 걱정에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지만, 하루 정도 지나니 금세 괜찮아졌다. 신경 쓸 대상이 없어진 탓에 오히려 속이 후련한 것 같기도 했다. 해야 할 일에 몰입하는 것도 더 편해져서 마지막 사흘째 되는 날에는 평소보다 빨리 과제도 끝낼 수 있었다. ‘중요한 메시지를 놓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무색하게 막상 중요한 메시지도 거의 없었다.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삭제하고 오히려 나의 일상은 편안해졌다.

그럼에도 아직은 카카오톡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 카카오톡 어플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인스턴트 메신저를 벗어나 스스로에게 집중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편의성을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가 나의 집중과 휴식을 방해한다면 과연 정말로 편리한 서비스인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편안한 일상을 누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