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총학생회, 환경단체가 힘을 합쳐 내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캠퍼스’를 만들기로 했다는 소식이 화제다. 전국 대학 최초 사례여서 더욱 뜻 깊다. 내년 본격 나타날 신선한 변화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총학생회와 대학 환경동아리 ‘리어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녹색구매지원센터. 자원순환사회연대 등은 지난 10월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제주대학교를 위한 원탁회의>를 개최해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제주대학교를 위한 제안’을 마련했다. 

구체적인 제안 내용은 △학내 제로웨이스트 매장 설치 △학내 카페 키오스크에 일회용품 선택기능 삽입 △학내에서 사용 가능한 공유컵 사업 추진 등이다.

제안에 대학도 화답했다. △학내 제로웨이스트 매장 설치 △학내 카페 키오스크에 일회용품 선택기능 삽입 등을 내년 1월 중 시행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더해 대학은 학내 모든 매장의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진일보한 계획도 내놨다. 다회용컵 사용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포장 주문 고객이 다회용컵을 사용하면 할인율을 최대 20%까지 높이는 방침을 마련했다. 

이번 결정은 세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지역과 대학 자치의 긍정적 선례’다. 이번 결정이 민주적 자치 틀과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실천력과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과 대학 자치의 발전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둘째, ‘대학과 학생, 지역의 상생’이다. 이번 결정을 환경운동연합은 “단순히 제주대학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제주도를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섬, 나아가서는 일회용품 없는 제주로 만드는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처럼 이번 결정은 대학을 넘어 지역과 도민이 함께 건강하고 안전한 제주를 만드는 선순환적인 정책 모형이 될 것이다. 

셋째, ‘대학이 미래 변화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기후 위기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미래 과제다.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는 공동의 책무다. 

진정한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모두가 일상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현실에서 실천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대학은 과감히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를 결정했다. 인간과 생태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서는 탄소중립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받아들인 결과다. 

관건은 ‘공감’과 ‘실천’이다. 오랫동안 편히 사용한 일회용 플라스틱을 단번에 거부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실제 시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저항도 있을 것이다. 

대학 구성원들이 지금의 결정을 적극 공감하고 실천할 때 ‘플라스틱 제로화’는 실질적으로 실현될 것이다.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실천을 계속 이끌어내야 한다. 이번 결정의 의미를 대학이 꾸준히 구성원들에게 알리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대학 구성원들에게도 부탁한다. 일상을 바꾸고 문화를 바꿔야 하는, 매우 어렵고 장기적인 실천을 요구하는 과제다. 대학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구성원들의 자발적 협력과 연대가 절실하다. 변화를 향한 구성원들의 한 걸음이 더 좋은 미래로 나아가는 열 걸음이 될 것이다. 대학 구성원들이 앞장서 미래 희망을 열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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