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이 대선 후보 선택의 핵심 요소는 아니지만, 제주의 미래를 위해 살펴야 한다."

강호진

제주대안연구공동체 공공정책센터장

법학과 91학번ㆍ1997년 총학생회장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결정할 대선시계가 다가오고 있다. 필자는 지난 11월 본란을 통해 경선 당시 후보들의 공약을 보고 판단하자고 한 적이 있다. 이후 각 정당의 최종 후보가 선출됐고, 공약 발표가 한창이다. 제주에 발 딛고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제주를 어떻게 바꾸겠다고 하는지 후보들의 약속을 한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2월 14일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제주 최종 공약이 발표됐다. 후보단일화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아직 제주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지면한계로 다 소개가 어렵다. 그러나 요약비교를 통해 학생들의 소중한 투표권 행사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

◇ 비전, 핵심 공약, 그리고 미래산업은   

비전은 미래 목표이다. 이재명 후보는 ‘탄소중립ㆍ폐기물제로ㆍ자원순환 선도도시와 평화ㆍ인권ㆍ 환경 수도 제주’를 미래비전으로 내놨다. △폐기물 제로의 순환자원 혁신도시 △햇빛과 바람의 섬 탄소중립 선도지역 △주민주도형 재생에너지산업 등을 통한 제주형 기본소득 도입을 전면 배치했다.

윤석열 후보는 “제주는 대한민국의 보석을 넘어 세계의 보석”이라며 ‘지속 가능한 미래와 번영’을 미래상으로 제시했다. △관광청 신설을 통한 고도화된 국제관광도시 △제2공항 조속추진을 통한 공항복합도시 △초대형 크루즈 접안 가능한 제주 신항만 건설이 공약의 1∼3번 자리를 차지했다.  심상정 후보는 제주국제자유도시 폐기 대신 “제주를 대한민국 환경수도로 지정하겠다”면서 △환경수도 지정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 관련 조례 정비 △기후 부지사, 녹색환경 의회 설치를 약속했다. 또한 제2공항을 백지화하고, 현 공항 확충을 통해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대책마련을 강조했다.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후보 모두 차이는 있지만 4ㆍ3 공약을 모두 중요하게 다뤘다. 또 후보 모두 상급종합병원 지정,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를 공약했다. 누가 되던 도민 건강권은 향상될 수 있을 것 같다. 

일자리와도 연계되는 것이 미래산업 전략이다. 이 후보는 “제주도 생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통해 환경자원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항공우주연구원 데이터센터 설치를 통해 항공 우주기업과 우주데이터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미래모빌리티 전후방 생태계 조성 등 제주형 미래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면서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배터리 전주기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 후보마다 특색있는 공약과 현안 해법

후보마다 차별화된 공약도 있다. 이재명 후보는 △전자상거래를 위한 스마트 농수축산물 플랫폼 구축 △농산물통합물류센터 건립 △농산물 해상운송비ㆍ택배비 지원을 약속했다. 

윤석열 후보는 △예술인회관 설립 △세계지질공원센터 건립 △제주해녀 문화의 전당 설립 등을 공언했다. 심상정 후보는 △학생, 어르신부터 순차적으로 무상버스 시행 △생태농어업 지원, 친환경 농가 1만 가구 이상 확대 공약이 눈에 들어온다. 

현안에 대한 입장은 달랐다.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윤 후보는 조속 추진을, 심 후보는 제2공항 반대를, 이 후보는 “도민의 뜻을 살피겠다”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도민 70%가 찬성하는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는 입장 차이가 있다. 이 후보와 심 후보는 도입을 공언한 반면, 윤 후보는 유보적 입장이다. 

기초자치단체 부활과 관련해서는 심 후보는 도입의 필요성을, 이 후보는 자치권 부활 대신 제주특별행정지원청 설치를 공약했다. 윤 후보는 자치분권 관련 정책은 제주 공약에서는 빠졌다. 

◇ 그리고, 아쉬움 점

이재명 후보는 제2공항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정책이, 윤석열 후보는 제주의 생명산업인 1차산업과 기후위기 대응 공약이 거의 없다. 심상정 후보는 기후부지사 등 대선 공약이 아닌 도지사 수준의 공약을 낸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공약이 대선 후보 선택의 핵심 요소는 아니지만,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 공약 한번 살펴보고 투표장에 나가시길 권유 드린다. 모든 후보가 온라인으로 세부공약을 소개해 놓고 있다. 검색해 보시길. 10분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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