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예원 기자

최근 SNS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조회수가 증가하며 인기 순위에 오른 영상이 하나 있다

“공정함이 무너지면 그 피해와 충격이 얼마나 크게 돌아오는지 이번에 새삼 느꼈습니다” JTBC 뉴스룸의 앵커 마무리 멘트이다. 뉴스룸은 해당 멘트와 함께 가수 비스트의 ‘shock’을 배경음악으로 틀며 뉴스를 마무리했다. 누리꾼들은 이 영상을 보며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공정함을 무너뜨리고 그들을 충격에 빠뜨렸을까. 

2022년 2월 7일 베이징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이 열렸다. 해당 경기에서 각각 1, 2위로 결승진출을 따낸 황대헌 선수와 이준서 선수가 모두 실격처리를 당하며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이번 실격 판정으로 인해 황대헌 선수와 이준서 선수 모두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황대헌 선수의 실격으로 중국 선수 2명이, 이준서 선수의 실격으로 중국 선수 1명이 결승 진출행 티켓을 따냈다. 공교롭게도 이번 실격판정으로 이익은 모두 중국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전 세계의 언론은 이 사건을 바탕으로 중국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번 판정이 ‘공정함’이 아닌 ‘정당하지 못한’ 편파 판정이라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공정하지 못한 올림픽 판정을 바라보며 4년을 연습한 선수들의 노력이 공정하지 못한 현실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광경은 충격을 넘어서 분노로 이어졌다. 

‘선의의 피해자’,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피해가 아닌 누군가의 부정으로 인해 선량한 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공정함을 잃는다는 것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부정이 공정하지 못한 결과를 낳고 그 결과로 선량한 사람이 피해를 받는다면 그 누가 분노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분노는 모두에게나 공평하지 않다. 공정함과 부당함의 절대적인 기준이 없고 옳고 그름을 그 상황에 처한 다수가 판단을 내린다면 부당함을 겪는 소수의 피해자만이 그 분노를 감당해내야한다.. 올림픽이라는 세계 대회가 아니었다면, 전 세계의 이 사건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모두가 함께 분노해주었을까. 

다시 말하건대 공정함을 잃는다는 것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피해자를 더욱더 절망스러운 현실으로 몰아넣는 것은 ‘혼자’ 그 분노를 감당해야하는 사실이다.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공정하지 못한 현실 앞에서 공정함이 다시 바로 설 수 있게 하는 시선과 관심이 중요하다.

아무리 두꺼운 벽이더라도 다 같이 그 벽을 향해 돌을 던진다면 무너지기 마련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당연한 것을 투쟁을 얻어야하는 현실 또한 불합리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이러한 공정하지 못한 현실 속에서 함께 분노하고 연대하여 감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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