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이 다가오고 있다. 대통령을 선출하는 축제날이지만 국민적인 분위기는 전혀 딴판이다. 대선이 출발부터 줄곧 후보끼리 만날 치고받느라 네거티브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언필칭 역대급 비호감 선거란 표현은 이제 식상할 지경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각 당 경선을 거쳐 대선후보로 선출되고 나서부터 연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리스크에 휩싸여 왔다. 두 후보의 잇단 사과 릴레이에 오죽하면 ‘사과밭’이란 말까지 회자됐나.

이 후보는 당내 경선 때부터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관련 발언,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먹방’ 등 논란으로 사과 메시지를 냈고, 전두환의 공과 발언을 두고도 유감을 표명했다.윤 후보는 ‘도리도리’,‘쩍벌’ 태도를 비롯해 120시간 노동이나 부정식품 관련 발언 또는 실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 과정에선 ‘개사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두 후보 본인의 대장동 의혹 및 고발사주 의혹 등은 언제든 대선판을 뒤흔들 수 있다. 후보들의 배우자와 장모, 아들 등 가족도 잇달아 논란의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 후보나 윤 후보의 배우자 모두 정치 내조는커녕 스스로 논란의 한복판에 등장해 비호감 선거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정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선거가 아닐 수 없다. 최근 후보들의 공약 발표와 TV 토론이 진행되고 있지만 ‘역시나’가 중론이다. 두 후보 모두 주제를 벗어나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데 집중하기 일쑤다. 온갖 의혹에 휩싸이고 흠결 많은 후보 아니랄까봐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에 승부수를 던지는 모양새다. 대선에 대한 민심 이반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선거가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중요한 기회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당장 제주만 해도 제주 제2공항을 비롯해 장기화된 갈등 현안부터 도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상하수도ㆍ교통ㆍ쓰레기 관련 생활난(難) 등 해묵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와 미래 먹을거리 확보도 빼놓을 수 없는 숙제다. 특히 이대남ㆍ이대녀를 포함한 2030세대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꼽힌다.

이재명 후보의 ‘40~50대’와 윤석열 후보의 ‘60대 이상’ 지지층 구도에서 2030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30세대에서 분출된 불공정ㆍ불평등이 시대정신으로 등장한 만큼 대선 후보들도 청년 주거나 기본소득, 사법시험 부활 등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후보들의 수준에 맞춰 점잖은 정책이나 공약 검증이 물 건너간 만큼 선택 기준을 세우는 데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차악, 차차악이라도 골라내야 한다. 유념할 점은 이념이나 진영 논리에 결코 매몰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젠더 갈등을 비롯한 정치권이 던진 프레임에도 말려들지 않아야 한다.

2030세대가 양대 선거에서 관망의 팔짱을 풀고 유권자 심판의 중심에 서길 기대한다. 선거 결과에 제주와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다. 청년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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