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예원

편집국장

새로운 시작, 이 두 단어가 주는 울림은 항상 설레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기존의 것들을 바꾸고 다시 처음 출발선에 선 상태를 이야기한다.

늘 그렇듯 새로운 시작은 변화를 가져오고 ‘처음’을 선사한다. 처음 누군가를 만나거나 처음으로 무언가를 맡게되는 일은 누군가에겐 설렘이지만, 다른 이들에겐 걱정과 불안의 시작일 수도 있다. 나는 그 처음이란 단어를 굉장히 두려워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특히나 많이 의식하는 특성 때문인지, 처음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때문인지 내게 처음은 항상 스트레스였다.

‘내가 못 하면 어떡하지?’, ‘다른 사람이 나를 한심하게 보면 어떡하지?’ 등 수많은 걱정과 불안이 새로운 출발선에 선 내게 화살처럼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그런 불안을 억누르며 우리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해내야했다.

걱정과 불안은 생각에서만 그치지 않고 나를 갉아내며 정신도 몸도 같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런 불안 속에 나를 방치해 둔 대가는 혹독했다. 이제는 무엇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지 인지조차 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안하다는 감정과 아파가는 육체적 반응만 나타날 뿐이었다. 내가 아프면 그제야 ‘아 내가 또 무언가에 걱정을 하고 있구나’를 깨달았다. 

이런 내게 내가 주는 해결책은 바로 ‘도전하기’였다. ‘처음이 두렵고, 무섭고, 걱정된다면 내게 있어 처음을 없애버리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에 새롭게 시작하는 모든 활동을 미친 듯이 신청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낯가림이 심한 성격이지만 조장을 뽑을때면 자진해서 손을 들고 타인의 앞에서 발표하는 불안감을 해결하고자 학원 강사도 지원했다. 내게 있어 새로운 것들이라 생각된다면 뭐든 직접 경험해봤다. 

현재 나는 또 한 번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제주대신문의 ‘편집국장’을 처음으로 담당하게 된 나는 다시 한 번 다양한 경험들을 접할 예정이다. 비록 내가 편집국장으로서 첫 시작을 잘 해내지 못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노력하고 같이 싸워갔던 경험들조차 얼룩지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좋은 결과만을 바라보고 내가 이 자리에 ‘도전’한 것이 아니다.

내게 도전이란 처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힘이다. 이번 도전으로 나는 많은 것을 얻을 예정이기에 지금 내 어깨위에 있는 온갖 불안을 한시름 내려놓으려고 한다. 

누구내게 시작은 있다. 처음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다고 해서, 시작이 순탄치 못하다고 그 길 끝에 불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이 주는 책임은 지되 그 무게에 눌려 자신을 억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계속 도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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