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J.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은 1951년 발표된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장편소설이다.  추악한 위선으로 얼룩진 세상을 바라보는 상처 받은 청소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명작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고전 소설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출판 당시에는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콜필드 신드롬’이 유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콜필드 신드롬은 책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처럼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기성 사회에 저항하고 본연의 가치와 순수를 찾으려는 젊은이들의 행동을 말한다.

책은 ‘홀든 콜필드’라는 인물의 1인칭 시점으로 이뤄져 있다. 신경질적이고 반항적인 그의 독백으로 내용이 전개되는 만큼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명작 문학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제주대 중앙도서관 JNU 권장도서 100선을 비롯해 많은 명작 도서 목록에 자리 잡고 있다.

그 이유는 홀든의 모습이 어느 시대이든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청춘의 방황과 고뇌를 그려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현재 방황을 하고 있거나 과거에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안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책을 권한다. 

주인공 홀든은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명문 사립학교에 다니는 3학년 학생이다. 그의 아버지는 변호사고, 형은 할리우드의 잘나가는 극작가이다.

이처럼 그는 부유한 집에서 성장했지만, 부와 명예를 중시하는 어른들의 속물근성과 위선에 염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 어른의 세상을 어쭙잖게 모방하는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문제아로 낙인찍혀있다. 

이 책에서 홀든은 펜시 기숙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낙제를 하고 성적 문제로 성탄절 휴가 직전 퇴학을 당한다.

그에게 있어서는 4번째인 퇴학이었다. 그는 위선자들이 가득한 학교를 떠난다는 핑계로 퇴학 통지가 집으로 전달되기 전까지의 3일간을 기숙사를 떠나 뉴욕에서 지내기로 결심한다. 

홀든은 뉴욕의 술집, 호텔, 클럽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우울한 기분을 떨쳐내려 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는 어딜 가나 위선자가 판을 친다고 생각하며 환멸을 느끼게 된다.

결국 그는 공허해진 마음으로 자신이 가장 아끼는 여동생 피비를 만나고, 그녀가 회전목마를 타며 즐거워하는 순수한 모습을 보며 치유되는 기분을 느낀다.

그렇게 그는 자신도 모르게 방황을 끝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사흘간의 가출을 끝낸다.

책에서 홀든은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라는 말을 한다.

그는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아이들을 잡아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꿈꿨다.

그의 꿈은 위선자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를 지켜 주는 사람인 것이다. 이처럼 방황하는 청춘의 한편에는 그 방황을 멈출 수 있는 갈망이 분명히 존재한다. 

때때로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은 잘 해내고 있는데 왜 나만 방황하고 뒤처지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현재에 대해 고뇌하고 아파할 시간이 주어지는 만큼 내면으로서는 성장하고 다시금 제자리를 찾을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동력과 추진력도 얻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자신과 닮은 홀든의 모습에서 연민을 느낀 사람이 있다면, 방황의 끝은 성장의 시작이며 한층 더 높게 날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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