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시민연대가 2000년도에 주최한 ‘시청자 제작 프로그램 대축제’에서 최우수상 수상작 중 <다시서는 겨울(대우자동차 영상패)>과 <더이상 죽이지 마라(임문순, 이문선)>는 힘없는 노동자들이 당하는 물질적·정신적 착취를 그려냈다.
 
자체 제작한 영상인 탓인지 화질과 효과음에 있어 미비했지만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가슴 아프게 보여주는 작품들이었다.

  겨울이 따뜻해지고 있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접촉하는 것들과 그것들을 만들어낸 손길들이 점점 더 센 온기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리라.

  개혁의 주자, 노동자.

  그들의 이야기는 절망부터 시작한다.

  대우자동차의 노동자는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자동차는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회사가 빚을 지게 되어 채권단은 국외의 포드사에 인수토록 했으나 포드사가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모든 것이 노동자의 책임이 되었다.

  구조조정·인력감축에 관한 동의서 제출을 결사반대로 맞서던 노조는 이미 예정되어있던 부도의 책임과 해외매각 실패 책임을 뒤집어쓰게 되었던 것이다.

  이에 투쟁을 시작한 노동자들은 그네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처절히 싸우지만 소의원에 지나지 않은 탓에 매번 무너지고 만다.

  ‘공장 기계를 돌리는 것도 노동자요, 그 기계를 만드는 것도 노동자요, 기계를 멈추는 것도 노동자며 기계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것도 노동자다!’

  노동자들의 울부짖음은 그 겨울을 조금씩 따뜻하게 만들었다.

  정부는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장에 노조의 동의서가 없으면 자금 지원을 않겠다’고 발표했으며 대우자동차 채권단이 대우자동차에 7천여 억원을 지원키로 결의한 것이 결과이다.

  올바른 노사관계가 정립됐다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기만 한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앞서 이 영상은 회사주체가 먼저 해야 할 것은 노조의 의견수렴임을 느끼게 해 주었다. 또 정당한 대가도 지불하지 못할 망정 불공정하게 책임을 묻는 것이 옷과 살갗에 기름을 묻혀 몸에 불을 지를 만큼의 고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자 입장의 일방적인 시각으로 연출된 영상이지만 죽음까지 불러온 노동자의 투쟁장면은 아직도 생존권 박탈과 이를 극복하려는 노동자의 처절한 몸부림을 상상하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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