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각 지역 방언들이 모여서 이뤄진 것
“우리의 언어 보존하는 데 힘썼으면”

>> 슬기로운 교수생활 < 8 > 신우봉 국어국문학과 교수

신우봉

국어국문학과 교수

제주 방언의 현실과 변화 모습, 더 나아가 보존 방안에 대해서 학생들과 함께 얘기를 나눠볼 수 있는 교양 수업 ‘제주 방언의 이해’를 가르치는 국어국문학과 신우봉 교수를 만났다.

▶방언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제주 출신으로 국어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표준어가 그 시작이었다. 하지만 제주를 떠나 공부를 하면서 제주 방언뿐만 아니라 각 지역 방언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한국어는 각 지역 방언들이 모여서 이뤄진 것이다. 그중에서도 제주도에서 사용하는 말이 제주 방언인데 제주 방언이 표준어화라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표준어화’는 각 지역 방언의 특색이 사라지고 표준어로 대체되는 현상이다. 언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생성, 소멸, 변화하지만 그 와중에도 방언의 특징이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니 보존해야 한다는 소중함을 알게 됐다. 그리해 석사과정 때부터 지금까지 연구해오고 있다.

▶제주 방언은 현재 어떤 상태인가.

많은 사람이 유네스코에 소멸 위기 언어로 진단받은 것 때문에 제주 방언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데, 그만큼 많이 사라지고 있긴 하다. 제주도 출신이 아니더라도 제주 방언의 가장 큰 특징을 얘기하라고 하면 아래아가 살아있다는 것을 얘기한다.

아래아의 실현 양상을 살펴보면 5~60대 이상만이 아래아를 발음할 수 있고 그 이하 세대는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다.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하는 것조차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다. 아래아는 제주 방언의 특징 중 일부분이고, 제주도에서만 사용하는 여러 가지 어휘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표현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제주 방언에 관해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사라지는 것을 복원해 꼭 그 자체로 보존해야 하는지’ 아니면 ‘현 상태를 기술해서 언어가 결과적으로 사라지고 있는데 2022년 현재는 어떤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지’가 있다. 앞으로의 변화되는 과정들도 계속 녹음하고 기록을 남기면 제주 방언이 어떤 식으로 변화되고 소멸하는지 혹은 남게 될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방언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보존이라는 것은 온전히 간직해서 남기는 것도 있지만, 이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있다. 온전히 예전의 방언을 지금 20대들이 사용하게끔 만드는 게 현실적으로 쉽진 않을 것이다. 적어도 제주 방언의 특징을 제주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설명하거나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는 제주 방언의 소중함 혹은 필요성을 알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언어라는 것은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제주 방언이 살아있어야 제주만의 문화도 계속 유지될 수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보존의 다양한 방법을 전파해야 한다.

제주 방언을 보존하기 위해 가장 중심이 돼야 할 사람은 2~30대다. 이 친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제주 방언이 사라지는 속도는 가속화된다. 실제로 JIBS, 제주 MBC 같은 곳에서 제주 방언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방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안 본다.

그렇다면 젊은 친구들이 제주 방언에 관심을 갖게 만들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하며 제주 방언의 필요성과 현실을 교양 수업을 통해 알리려 노력한다. 더 좋은 방법이 생긴다면 그 방법을 활용해 제주 방언의 보존에 힘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제주 방언에 대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교수, 학생들도 머리를 맞대고 제주 방언 보존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에 대해 소통하면 좋을 것 같다. 학생들만의 아이디어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아이디어를 꼭 국어국문학과가 아니더라도 각 학과의 특성을 살려서 제주 방언을 녹이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함께 고민해 좋은 결과를 도출하고 우리의 언어를 조금 더 보존하는 데 힘써보면 어떨까 싶다.

언제든지 제주 방언에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메일이나 연락을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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