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로 출몰 시 위험성 커져
개 물림 사고 발생 우려도
유기견ㆍ들개 구분 기준 모호

개 세 마리가 학교 주차장 인근을 서성이고 있다.

아라캠퍼스 일대를 떠도는 들개 무리에 학생들이 두려움을 표출하고 있다.

출신지 미상의 개들은 목줄은 물론 주인 없이 학교 주차장, 기숙사, 버스 정류장 등을 활보한다. 이는 학생들이 등하교를 위해 주로 오가는 장소로 사고 발생의 위험이 크다.

학내 커뮤니티에는 떠돌이 개에 위협감을 느꼈다는 학생들의 글이 몇 년간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함께 게재된 사진과 제보에 따르면 현재까지 목격된 개들은 주로 중대형견으로 무리를 지어 거처를 옮겨 다닌다.

고지연(패션의류학과 3)씨는 “하굣길에 내려가면서 여러 마리의 개들을 마주친 적이 있다. 쫓아오지는 않았지만, 혹여나 시선을 끌까 봐 움직이지 못했다”며 개 무리를 맞닥뜨린 당시의 심정을 토로했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연간 개 물림 사고는 2천여 건이 넘는다. 동물보호법은 사고 우려가 있는 견종을 명시하며 입마개 의무 착용을 권고하지만 한눈에 견종을 파악하기 어려울뿐더러 이어지는 사고로 견종 확대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이에 총무과 김순철 캠퍼스 관리팀장은 “3년 전쯤 네다섯 마리의 개들이 돌아다녀 포획했던 적이 있다. 학교 자체에 들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전문 업체에 문의해야 한다”며 “민원이 들어와도 포획 외의 대책 마련이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개들이 주인에게 유기돼 야생화했을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가 작년 12월 발표한 ‘중산간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에 따르면 실제 제주 중산간에서 포획 구조된 유기견과 들개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

윤영민(수의학과) 교수는 교내 들개 활보 사태에 대해 “간호대 동편 교내 올레길 근처에서 훼손된 노루 신고를 받아 출동했었다. 주로 바위로 구성된 건천에 체중 20kg 정도의 개 네다섯 마리가 무리 지어 배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들에게 접근하자 크게 짖는 등의 공격성을 보였다. 아마도 유기된 개들이 들개로 야생화했다고 볼 수 있다”며 교내 유기견 및 유실견의 야생화 가능성을 드러냈다.

윤 교수는 유기견ㆍ들개 포획구조 신고에 대해 “유기견이나 들개를 신고하면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각각 포획팀이 출동한다. 동물보호소에 보내진 개들은 유기견에 준한 처리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유기견과 들개의 차이는 목줄을 하고 있는지 또는 사람의 손길을 타는지 등의 여부에 따라 추정할 수 있으나 구분 기준이 확실하지 않다. 등하굣길이나 산책 중 들개를 만나는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119 혹은 유기견 포획구조팀에 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언제 어디서 개를 마주칠지 예측 불가한 점을 고려해 학교 측에서의 적극적인 대처방안 또한 촉구된다.

<유기견ㆍ들개 포획구조 신고처>
△제주시 농수축산경제국 축산과 (064)728-3812 △서귀포시 농수축산경제국 축산과 (064)760-2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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